<우리 마을 문화재>1897년 고종이 황제 즉위식과 제사 위해 옛 남별궁터에 조성

이경택 기자 2018. 2. 2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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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은 1897년 10월 12일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환구단(원丘壇)에 나아가 수많은 인파가 모인 가운데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황제에 등극했다.

환구단이 다시 설치된 것은 고종 34년 조선이 대한제국이라는 황제국으로 이름을 바꾸고, 고종이 황제로 즉위하면서부터다.

환구단은 고종이 황제 즉위식과 제사를 지내기 위해 중국 사신이 머물던 남별궁터에 3층의 원형 제단 형태로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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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소공로 환구단

고종은 1897년 10월 12일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환구단(원丘壇)에 나아가 수많은 인파가 모인 가운데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황제에 등극했다. 이때 조선의 국호를 ‘대한’으로 고쳐 대한제국의 탄생을 국내외에 선포했다. 다음 날 고종황제는 외국 공사들을 경운궁(현 덕수궁)으로 초청해 대한제국 선포를 알렸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뒤편과 서울시청광장 왼쪽에 위치한 환구단(서울 중구 소공로 106)은 하늘에 제사를 드리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제천행사는 농경문화의 형성과 함께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삼국시대부터는 국가적인 제천의례로 시행됐다. 고려 성종 2년(983) 정월에 처음 열렸고 설치와 폐지를 되풀이하다가 조선 초에 제천의례가 억제되자 폐지됐다. 세조 2년(1456)에는 일시적으로 제도화해 1457년에 환구단을 설치하고 제사를 드리게 됐다. 그러나 세조 10년에 실시된 제사를 마지막으로 환구단에서의 제사는 중단됐다. 환구단이 다시 설치된 것은 고종 34년 조선이 대한제국이라는 황제국으로 이름을 바꾸고, 고종이 황제로 즉위하면서부터다.

환구단은 고종이 황제 즉위식과 제사를 지내기 위해 중국 사신이 머물던 남별궁터에 3층의 원형 제단 형태로 조성했다. 당시 최고 도편수였던 심의석이 설계, 1000여 명의 인력이 동원돼 10일 만에 완공했다. 풍수가들은 조선의 옛 남별궁(南別宮) 터에 조성한 환구단에 대해 하늘의 천기가 쏟아져 내려오는 곳이고, 하늘상제와 역대 임금의 위패를 모신 황궁우는 지기가 솟구쳐 오르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환구단 터에는 황궁우와 석고 3개가 남아 있다. 황궁우는 1899년에 만들어진 3층 8각 건물이며, 석고는 악기를 상징하는 듯한 모습으로 화려한 용무늬가 조각돼 있다.

1913년 일제에 의해 환구단은 헐리고 그 터에는 지하 1층, 지상 4층의 조선호텔이 세워졌다. 자주국으로의 열망이 담긴 국가의 성역을 허물고 서양식 호텔이 들어선 것이다. 웨스틴조선호텔 뒷마당에 서 있는 황궁우와 석고단은 철거된 환구단의 일부다.

현재 볼 수 있는 황궁우 3층 건물은 신위판을 모시던 곳이다. 황궁우의 경우 보수공사가 2015년경 시작돼 약 2년 만에 완료됐다. 과거에는 1층 단에는 올라갈 수 있게 했지만 지금은 1층 단도 출입이 금지되고 건물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 가능하다. 황궁우는 겉에서 보면 3층이지만 내부는 통 건물로 천장에는 황금색 용무늬 등 황제를 상징하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돌북 형태의 석고는 고종 즉위 40년을 기념해 1903년 세워졌다. 석고는 하늘에 제사를 드릴 때 사용하는 악기를 형상화한 것으로 용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정교하게 조각돼 눈길을 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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