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할인 구매 뒤 '깡'..악용되는 온누리상품권
[앵커]
해마다 명절이면 온누리상품권 많이 보게 됩니다. 2008년 등장해 지난해까지 4조원 넘게 유통되면서 전통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입니다. 더 많이들 쓰라고, 평소에는 액면가의 5%, 명절같은 특별한 때엔 10%까지 싸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설을 앞두고 품귀현상이 빚어지곤 하는데 이게 꼭 소비자들이 많이 찾아서가 아닙니다. 일부 전통시장 상인들이 상품권을 할인된 가격에 산 뒤, 고스란히 은행에 가져가 제값으로 돌려받는 이른바 '상품권 깡'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윤재영 기자가 현장에 나가봤습니다.
[기자]
어제(14일) 오전 전통시장 근처 한 은행에선 온누리상품권이 동이 났습니다.
[50만원이 안 되세요. 마지막이에요.]
기다리던 사람들은 항의를 합니다.
[오늘 온다 그랬잖아요. 다 끝난 거예요. 아침 9시 전부터 오셨어요. 사람들이… 9시 전부터 한 8시 40분부터 줄 서셔 가지고…(얼마가 팔린 거예요?) 한 5000만원 정도. (30분 만에) 예…]
다른 은행도 마찬가집니다.
[저희 다 팔렸어요. 저희 (매일) 한 4000장 정도 계속 팔았어요.]
품귀 현상이 벌어진 건 정부가 명절맞이 10% 할인 판매를 하면서부터입니다.
1인당 최대 50만원어치를 현금으로 45만원에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꾸는 이른바 '상품권 깡'이 기승입니다.
1만 원짜리 온누리상품권입니다.
현금으로 장당 9000원을 주고 샀는데요.
이 상품권이 어떻게 부정 유통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서울 시내 한 상품권 매매업소에 들어갔습니다.
[(온누리상품권 팔면 얼마에요?) 9200원이요.]
한 상품권 매매업자는 귀띔을 해왔습니다.
[상품권 매매업자 : 우리한테 상품권을 가져오면 우리한테 또 가져가는 사람이 있지. (누구요?) 상인들. 자기네는 가져가서 그냥 현금화를 하면 되니까…]
정부는 상품권을 현금화할 수 있는 가맹점주가 온누리상품권을 직접 구매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편법이 생겨난 겁니다.
가맹점주가 제3자를 동원해 상품권을 사고 이를 다시 은행으로 가져가 현금으로 바꿉니다.
[상품권 매매업자 : 형제들이 지방에 있으면 송금을 해줘가지고 (아니면) 주변에 노는 할머니 있으면 같이 데려가서 현금을 줘가지고 상품권 좀 사줘라…]
상품권만 돌고 정작 재래시장 물건은 팔리지 않습니다.
[상인회 관계자 : 상추 있잖아요. 100박스 팔아봐야 10만원 안 남아요. 장사하는 거보다 나아요. 하루 우리 사무실 경리가 수십번씩 가 (현금으로) 바꾸러… 시장에 도움이 안 돼…잘못된 거야, 탁상행정이야.]
상품권 구매 한도를 현재 50만원 선에서 20만원 선으로 낮추거나 개인에게는 판매를 제한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라는 제안도 나옵니다.
정부가 신고에만 의존하며 손 놓고 있는 사이 부정 유통 수법은 더욱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황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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