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채용비리 검사, 은행과 뭐가 다를까

김진형 기자 2018. 2. 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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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많은 2금융권, 대형금융사와 제보 중심 검사..채용비리 판단기준은 은행과 유사할 듯
은행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9일 오전 대구은행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대구지검은 대구은행 제2본점 인사부, 제1본점 별관 IT센터, 인사담당자 주거지 2곳 등 모두 4곳에 수사관 30여명 투입해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날 대구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 로비에서 직원들이 출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은행 채용비리 의혹을 검찰로 넘긴 금융감독원이 이제는 2금융권의 채용비리를 겨냥하고 있다. 사실상 전수조사를 벌였던 은행권과 달리 2금융권 검사는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질 전망이지만 비리 여부는 은행과 동일한 잣대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8일 '금융회사 채용비리 신고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전 금융권이 대상이지만 주 타깃은 2금융권이다.

금감원이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때는 없었던 신고센터까지 운영하는 것은 2금융권은 은행과 달리 대상 회사가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회사와 은행을 제외한 금감원의 검사대상 기관은 4000개가 넘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금융권은 회사가 너무 많아 은행처럼 전수검사는 불가능하다"며 "제보를 통해 비리가 확인된 회사와 대형회사들을 중심으로 검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민간 금융회사의 채용 방식까지 간섭하는 것은 자율경영을 지나치게 제약할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를 인식하고 있다. 금감원이 "2금융권 대부분은 지배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등 은행에 비해 민간회사 성격이 크다는 점에서 채용실태 점검 대상과 범위 등에 있어서 은행의 점검 방식과는 차이를 둘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논란을 의식한 것이다.

금감원은 그러면서도 "채용절차의 적법한 운영 여부는 금융회사의 평판 리스크 및 신인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지도 감독하고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국무총리까지 나서 전 금융권에 대해 채용비리 점검을 지시한 마당에 검사에 나서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에서 채용절차를 채용공고나 내부 채용 규정에 있는대로 진행했는지를 기준으로 채용비리 여부를 판단했다. 채용공고나 채용 내규와 달리 채용절차 진행 과정에서 자의적으로 기준을 바꾸거나 조건을 변경하는건 공정성이 없고 특정인에게 특혜를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감원은 은행 채용검사에서 내부 임직원 관련자에게 특혜를 준 정황이 드러난 은행들을 비리혐의로 검찰에 통보했지만 임직원 자녀에게 필기시험시 15%의 가산점을 준 광주은행은 비리로 보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필기시험의 15% 가점은 매우 큰 혜택으로 공정하지 못한 측면이 있지만 광주은행은 이를 내규에 명시해 운영해 왔기 때문에 제도개선 요구 사항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기준은 2금융권 검사에서도 적용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배주주가 있는 2금융권 회사라고 해도 채용절차와 선발의 기준은 정해져 있을 것이고 실제 채용 과정에서 이를 자의적 판단으로 위반했는지 여부가 검사의 핵심이 될 것이란 얘기다. 2금융권이 은행권에 비해 공공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일한 유형의 사례를 놓고 은행은 '비리', 2금융권은 '재량권'이라고 판단할 경우 논란만 야기할 가능성도 크다.

검사 착수 시기는 빨라야 이달말이나 3월이 될 전망이다. 금감원 조직개편으로 아직 각 검사부서들이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고 검사계획을 세우는데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금감원이 실제 2금융권 검사에서 비리 정황을 확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벌어진 상황에서 개별 금융회사들이 비리 의혹을 살만한 증거들을 남겨 뒀겠느냐는 것. 금감원은 은행 채용검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진형 기자 jh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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