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로 입안 헹군 뒤 운전하다 적발되면 면허 취소될까?

2018. 2. 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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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혈액 속 알코올농도라고 입증 못하면 취소 위법"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소주로 단지 입안만 헹군 뒤 운전하다 경찰의 음주 단속에 적발되면 어떤 처분을 받을까?

경찰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129%로 측정됐다며 운전면허를 취소했다.

그러나 이 운전자는 "잇몸 염증을 치료하고자 소주로 가글만 했을 뿐 마시지는 않았다"고 주장,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제작 조혜인] 일러스트, 합성사진

의정부지법 행정1단독 이화용 판사는 A씨가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 22일 오후 9시께 경기도 남양주시내 도로를 운전하다 경찰의 음주 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호흡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129%로 면허 취소 수치가 나왔다.

A씨는 1시간 뒤 파출소를 찾아가 "단속 때 정신이 없었다"며 채혈을 요구했지만 경찰은 "단속 후 30분 안에 채혈해야 한다"며 거부했다.

A씨는 "평소 치주질환 염증 등을 치료하고자 민간요법으로 소주를 입안에 넣고 5∼10분 헹구는데 단속 직전에도 5분가량 헹궜을 뿐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다시 1시간 30분가량 승강이를 벌였고 경찰은 결국 A씨의 혈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혈액 속 알코올농도는 0.010% 미만으로 나왔다.

그러나 경찰은 단속 후 2시간 30분가량 지나 혈중알코올농도가 감소한 것으로 판단, A씨의 운전면허를 취소했다.

A씨는 경찰의 처분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시간당 혈중알코올농도 감소량과 채혈 측정 결과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 후 30∼90분에 최고에 이른 뒤 시간당 0.008∼0.03% 감소한다고 알려졌다.

이를 고려하면 A씨가 술을 마셔 혈중알코올농도가 0.129%였다면 2시간 반이 지난 뒤에는 0.02∼0.075% 감소, 0.109∼0.054%로 측정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호흡측정 때 혈중알코올농도는 A씨의 주장처럼 소주로 헹궈 입안에 남았던 알코올이 측정기에 감지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 수치가 혈액 내 알코올농도라고 볼 수 없어 운전면허취소 처분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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