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반다비의 고통을 아시나요?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2018. 2. 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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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비’.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내내 반갑게 볼 얼굴이다. 반다비의 정체는 반달가슴곰이다. 반달가슴곰은 한국에서 배에 구멍이 뚫리고 웅담을 채취 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는 종이기도 하다.

반달가슴곰의 정식 명칭은 아시아흑곰이다. 온몸의 털이 검은색이지만 가슴 부위에 반달 모양의 흰색 털이 있는 것이 포인트다. 국내에서는 아시아흑곰이란 명칭보다 반달가슴곰 혹은 반달곰이라는 다른 이름이 더 익숙하다.

한때 한반도 전역에 서식했던 반달가슴곰이지만, 일제강점기 때 해수구제사업을 지나 한국전쟁과 경제발전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 등을 거치며 지리산에 방사한 일부를 제외하고 국내에선 거의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 반다비가 음식을 들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이미지
녹색연합이 서울 인사동에서 반달곰 쓸개즙 채취 장면을 모형으로 재현하자 어린이들이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반달가슴곰은 여러 매체에 등장하며 대중적으로도 친숙한 동물이지만, 사육곰으로도 익숙한 동물이다.

1981년 정부는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곰을 수입해 사육을 장려했다. 당시 정부는 일본과 동남아 등에서 새끼곰 500마리를 수입해 수를 불린 후 재수출하기 위한 증식용 동물로 농가에 보급했다.

수많은 농장주가 정부의 말을 믿고 곰 사육에 뛰어들었다.

반달가슴곰은 사육하기 쉽고 다른 곰보다 온순한 성격 때문에 웅담 채취용으로 쓰기 더 용이한 목적도 있었다.

1985년 곰 수입은 중단됐지만 이미 들여온 사육곰들이 증식해 2005년에는 1454마리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1993년, 농장주와 반달가슴곰들의 운명은 완전히 뒤바뀐다. 1993년 한국이 희귀 야생동물의 거래를 금지하는 야생동물보호협정(CITES)에 가입하면서다. 국내에서 사육되는 반달가슴곰은 국제적인 희귀 종으로 해외에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전국사육곰협회 회원들이 데려온 사육곰이 우리 안에 갇혀 있다. 김정근 기자
전국사육곰협회 회원들이 데려온 사육곰이 우리 안에 갇혀 있다. 김정근 기자

규정상 사육 중인 반달가슴곰은 최소 10년 이상키워야 도축이 가능하다. 반달가슴곰 사육의 수익성은 급추락했고 사실상 사료값도 건질 수 없는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소득이 사라진 사육곰 농가들은 대부분 빚더미에 올라있다.

농가의 관리 또한 엉망으로 되면서 사육되는 반달가슴곰 대부분 제대로 된 사료조차 먹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가들은 반달가슴곰을 더 이상 키워야 할 이유도 없고 키울 여건도 안 되니, 차라리 정부가 곰을 인수해 가라고 요청했지만, 환경부는 거듭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부 농가에서 토종 반달가슴곰으로 밝혀진 개체의 기부도 거부했다.

‘노스페이스 100 코리아’가 지난해 강원도 강릉시 일대에서 진행된 가운데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반다비 모형이 전시되고 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정부가 중성화수술을 마친 곰 967마리 가운데 죽거나 도축당한 곰을 제외하고 현재 600여 마리가 살아있다.

이러한 실태 속에 한편에선 2000년대 초부터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2004년 첫 방사 이후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에 10년간 140억원이 쓰였다.

당장 곰 사육을 폐지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번번이 예산 문제로 막혔다. 현재 웅담 채취를 위해 곰 사육이 법적으로 허락된 나라는 중국와 한국 뿐이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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