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갑 쌤의 영어공부 꿀팁] (8·끝) 영어 공부 제대로 하자!

2010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당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사진)이 개최국의 역할을 훌륭히 해준 데 감사하며 한국의 기자들에게 특별히 질문권을 먼저 준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영어로 질문을 하는 한국 기자가 없이 적막이 흐르자 중국인 기자가 일어나 자신이 대신 질문을 해도 되겠느냐고 물은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이 장면은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이 얼마나 잘못된 방향으로 이루어져 왔는지 보여주는 한 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은 시험점수를 잘 받기 위한 암기 위주의 방식에만 너무 치우쳐 왔습니다. 물론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취업을 위해, 승진을 위해 좋은 영어 시험 성적을 받는 것이 무척 중요하지만 거기에만 편중되어 시험의 답을 찾는 기계로 전락해서는 안 됩니다.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말하고, 듣고, 읽고, 쓸 수 있는 등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익혀야 한다는 점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에 영어 공부를 해오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경험적 지식을 바탕으로 여러분에게 큰 틀에서의 방향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초등학생은 영어 공부가 철저히 흥미와 놀이, 재미있는 활동 위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시기에는 ‘영어는 재미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대성공입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재미있어야만 그것에 몰입합니다. 부모의 욕심으로 필요 이상의 고난도 어휘와 문법을 끊임없이 암기시키거나, 재미도 없는 어려운 영어 방송을 억지로 참고 보게 하는 공부법은 정말 좋지 못합니다. 그런 방식으로 접한 아이는 ‘영어는 억지로 해야 하는, 하기 싫은 공부’라는 등식을 마음속에 갖게 됩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영어가 공부하기 재밌는 것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나오고, 인지 수준에 맞도록 재미있게 제작된 영어 방송과 도서들을 보는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특히 아이가 영어로 무언가 말했을 때 그에 대한 즉각적인 칭찬과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해준다면 더욱 바람직합니다. 이렇게 영어로 말하는 데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아이가 특정 영어 방송이나 책을 꼭 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 무턱대고 그걸 보라고 강요하기보다 직접 부모가 그 방송을 보고 있는 모습, 그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넌지시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엄마, 아빠가 재밌게 보고 있는 저건 뭐지’라는 호기심을 갖고 좀 더 자연스럽게 그 방송을 보거나 책을 보려 하게 됩니다. 또 부모가 외국인에게 다가가서 짧은 대화라도 말을 한번 붙여보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도 아주 좋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아, 외국인이 보이면 다가가 영어로 말을 걸어 보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것이구나’라고 느끼면서 직접 보고 배우게 됩니다.

다음은 중·고교생입니다. 이 또래 학생들은 학교 영어 성적의 향상을 위한 공부와 함께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연습을 골고루 해야 합니다. 교과서와 다양한 참고서, 어휘집 등을 활용해 체계적으로 꾸준하게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다만 자신이 흥미 있는 분야의 콘텐츠를 찾아 이를 영어 공부에 접목시키는 방법을 함께 활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중·고교생 나이 때에 학생들이 특히 좋아하는 소재들이 있습니다. 어떤 학생은 미국 드라마를 보는 것에 흥미가 많을 것이고, 어떤 학생은 팝송을 듣는 것을 좋아하고, 어떤 학생은 연예인들에 대한 소식에 관심이 많을 겁니다. 그러한 흥미 있어 하는 요소들을 영어 공부에 적극 활용하면 실력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향상됩니다. 예를 들어 연예인들 소식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영자 신문 중 관련된 기사들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많이 읽어 보고, 또 유튜브 등을 검색하여 K팝 스타들에 관해 영어로 제작되어 올려진 관련 영상자료들을 찾아보면서 많이 들어 보는 것도 너무나 좋은 영어 공부가 됩니다. 좋아하는 분야가 같은 친구들과 서로 영어 자료를 공유하고 그에 대해 영어로 대화를 나눠 보는 연습도 꾸준히 해본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입니다.
공부는 꼭 책상에 가만히 붙어 앉아 책을 들고 한다는 고정관념을 영어에서만큼은 탈피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제 학생들에게 늘 다음과 같이 조언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공부 중 하나가 바로 영어 공부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좋아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영어로 된 콘텐츠로도 존재하고 이와 접목해 즐겁게 영어 공부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고교생에게 들려주고 싶은 영어 공부 방향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영어를 공부한 내용을 에빙하우스의 망각이론에 따라 체계적으로 복습하고, 흥미를 연결시켜 시너지 효과를 내라는 것입니다. 아울러 영어로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연습을 함께 골고루 해야 한다는 사실도 절대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대학생입니다. 대학생들은 앞으로 진로에 따라 영어 말하기나 면접 프레젠테이션(발표), TOEIC 등 다양한 방향으로 준비해야 하는 이가 많은 만큼 보편적으로 중요한 한가지를 언급하고자 합니다. 특히 영어 구사능력 향상에 초점을 두고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당장 필수 교양과목으로 영어 회화 수업이 있기도 하고,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많은 기업이 실질적인 영어 활용 능력을 요구하기에 대학생들의 최대 화두인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도 영어 구사능력은 무척 중요합니다.
며칠 전 뉴스에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인 삼성에서 ‘외국어 말하기 시험에서 1등급을 취득해야만 임원 승진심사를 받을 수 있다’는 뉴스가 크게 보도되었습니다. 외국어 회화 시험에서 최고 등급의 성적을 따지 못하면 임원 승진 심사에서 자동 탈락한다는 얘깁니다. 이는 자유롭게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로 회사 인력을 채우고자 하는 강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채용 과정에서도 영어 면접을 보거나 말하기 시험의 성적 제출을 요구하는 기업이 무수히 많습니다. 이에 대학생들은 영어 공부의 방향을 지필 형태의 공인시험 성적을 높이는 데에만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구사능력 향상에도 함께 포커스를 둘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시험의 답만 찾기 위한 끝없는 암기식 영어 공부가 아닌, 언어로써 활용할 수 있는 언어다운 영어를 익히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영어로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공부를 조화롭고 재미있게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대로 된 영어 공부를 통해 궁극적으로 성적도 향상시키고, 나아가 이렇게 익힌 영어를 활용해 자신을 더욱 돋보이게 해줄 멋진 능력으로 갈고 닦아 나가주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바람을 담아 효과적인 영어 학습법에 관한 저의 노하우 중 일부를 8회에 걸쳐 여러분에게 소개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영어 공부를 연결시켜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함께 병행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십시오.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영어는 정말 공부하기 재밌는 언어가 됩니다. 영어 공부는 더 이상 지겨운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삶에 즐거움을 주는 행복한 습관이 될 것입니다.

장현갑 대건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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