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집필 기준, 6·25전쟁='남침' 삭제?..교육부 "확정된 바 없다"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한 관계자가 언론에 배포될 국정교과서 중 대한민국 정부 수립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앞으로 중·고등학생들이 배울 역사교과서에서 6·25전쟁의 침략 주체가 빠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학생들이 배울 새 역사교과서에 대한 ‘집필 기준 시안’에서 6·25전쟁 ‘남침’이라는 표현이 삭제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5일 공개한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에 따르면 집필 기준 시안에서 이전의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6·25전쟁’에서 ‘6·25전쟁’으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교육과정평가원 시안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교육과정심의회와 운영위원회 등의 과정을 거쳐 상반기 집필기준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6.25전쟁의 책임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의견이 남침이라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미국의 정치학자 브루스 커밍스는 ‘한국전쟁의 기원’등의 저서에서 미국이 이승만의 북진통일에 암묵적으로 동의해 북의 남침을 유도했다고 서술했고 이런 내용은 1980년대 학계에 널리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 중국 등에서 김일성과 스탈린의 서신 등 남침을 뒷받침하는 비밀자료가 공개되면서 6.25전쟁은 북한이 남한으로 침략하면서 시작됐다는 것이 정설로 통했다.

만약 새 역사교과서에서 침략의 주체가 빠진다면 6.25 전쟁 발발의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지만 "역사해석의 다양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역사학자들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없다.

한편 이번 교과서 집필 기준 시안에는 새마을운동, 동북공정, 유엔군참전, 인천상륙작전 등도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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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혁주 인턴 기자 simhj093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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