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입막음' 장석명 영장 또 기각.."증거인멸 염려 적어"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 사찰' 의혹 폭로를 막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 장석명(54)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3일 구속 위기를 다시 피해갔다.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장 전 비서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피의자의 지위와 역할,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 도망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지난달 3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장물운반 등 혐의로 장 전 비서관에게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장 전 비서관은 '민간인 사찰 및 증거인멸을 청와대가 지시했다'고 폭로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입막음용' 돈을 전달하도록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진모(구속)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국가정보원에서 '관봉'(띠로 묶은 신권) 5천만원을 전달받아 이를 장 전 비서관에게 전해줬고, 이 돈이 다시 류 전 관리관을 통해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장 전 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주요 혐의에 대한 소명 정도, 범행 당시 그의 지위 및 역할, 증거인멸 가능성 등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며 25일 이를 기각했다.
검찰은 최근 장 전 비서관이 류 전 관리관에게 메신저로 연락해 말 맞추기를 종용한 정황 등 증거 인멸 가능성을 보강 수사해 영장을 재청구했으나 법원의 판단은 바뀌지 않았다.
이날 영장 기각에 따라 장 전 비서관의 신병을 확보한 뒤 그의 상급자인 민정수석비서관이었던 권재진(65)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MB 정부 '윗선'을 향해 뻗어 나가려 했던 검찰의 수사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검찰은 기각 사유를 파악한 뒤 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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