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전 기조실장 "특활비 상납 후 사용처 안 물어"
이헌수 前국정원 기조실장 재판 증인출석
재판부 "용처 확인해 본 적 있나"에 "없다"
"비서관에게도 안 물었나" 질문에 "그렇다"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박근혜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특수활동비를 상납하면서 용처를 알아볼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수수 및 국고 등 손실) 재판에서는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증인 출석했다.
이 전 실장은 국정원 특활비를 청와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 장본인이다.
이날 이 전 실장은 재판부가 "본인이나 국정원 측에서 대통령이 그 돈(특활비)을 어디에 쓰는지 확인해 본 적 있나"라고 묻자 "없다"고 대답했다.
이어 "(돈을 건넨) 비서관들에게도 물어본 적이 없나"라고 재판부가 재차 질문하자 "그렇다"고 말했다.
이 전 실장은 "국정원 특활비 지원에 주도적으로 관여해 왔는데 청와대가 돈을 어디다 쓴다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개인 생각인데 대통령이 그걸 받아가면 수석비서관이나 비서관들한테 매달 조금 나눠주지 않겠나라고 생각했다. 저희가 알기로는 수석비서관들이 매달 쓸 수 있는 활동비가 많지 않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이 전 실장의 추측과 달리 특활비는 박 전 대통령이 철저히 개인적으로만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지난달 4일 박 전 대통령을 추가기소하면서 밝힌 바에 따르면 그는 국정원 특활비 36억5000만원을 서울 삼성동 사저 관리 비용, 기치료·운동치료, 최순실씨가 운영한 '대통령 의상실' 운영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오는 4월12일에 이재만, 안봉근, 정호성 전 비서관의 특활비 혐의에 대한 검찰 구형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재판부는 "4월12일 기일 때 결심 절차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 특활비 수수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 전 비서관의 경우 2013년 5월부터 2015년 초까지 이 전 실장으로부터 8차례에 걸쳐 총 1350만원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이날 이 전 실장은 이 돈의 출처를 "기조실장에게 배정된 업무추진비 성격의 경비"라고 밝혔다.
af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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