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뇌혈관 막히는 모야모야병 원인 세계 첫 규명

서울대어린이병원 김승기 교수 등 공동연구 결과

정상인의 미토콘드리아(사진 왼쪽)와 모야모야병에 걸린 소아환자의 비정상적인 미토콘드리아 모양.© News1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특별한 이유없이 뇌속 혈관이 막히는 모야모야병이 미토콘드리아 이상으로 생긴다는 것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서울대어린이병원 김승기 교수와 서울의대 묵인희 교수, 삼성서울병원 최정원 교수팀은 모야모야병에 걸린 환자의 혈관내피전구세포 미토콘드리아 모양이 비정상적이고 활성산소가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모야모야병 소아환자와 정상인 각각 5명의 말초혈액을 채혈해 혈관내피전구세포를 분리 배양한 후 미토콘드리아 모양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정상인의 미토콘드리아는 일직선에 가까운 반면 모야모야병에 걸린 소아환자는 몸통이 휘고 끝부분이 부풀어 오른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은 또 모야모야병 환자의 혈관내피전구세포에 항산화 물질을 투약해 미토콘드리아 모양이 정상으로 바뀌고 혈관 생성능력이 좋아진 것을 추가로 확인했다.

혈관내피전구세포는 혈관 형성에 관여하는데 이 세포가 망가지면 모야모야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토콘드리아는 생명체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을 생성하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활성산소는 몸에 들어간 산소가 산화 과정에 이용되면서 생체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망가트린다.

모야모야병은 머릿속 동맥 끝부분인 전대뇌동맥과 중대뇌동맥이 특별한 이유 없이 막히는 질환이다.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매년 1.7~2.3명이 모야모야병에 걸린다. 연령별로는 10세 이하 소아환자가 가장 많고, 30대 중반 성인도 발생한다.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김승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모야모야병의 발병원인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것"이라며 "앞으로 이 병을 치료할 의약품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뉴로서저리(신경외과학)'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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