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성폭행..노출 심한 옷 차림 때문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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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옷, 운동복 바지,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아동복…
이번달,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옷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이 옷들은 모두 강간 피해자들이 사건 당시 입고 있었던 복장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전시된 옷들은 누구나 입을만한 흔한 것들입니다”
벨기에의 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CAW) 측은 ‘피해자의 복장이 강간을 불러일으켰다’는 잘못된 믿음에 반박하기 위해 ‘내 잘못인가요’(Is it my fault) 전시를 기획했다고 설명합니다.
강도, 방화 등의 사건에는 “왜 강도당할 짓을 했냐”고 묻는 사람이 없는데, 성폭행 사건 소식에는 피해자가 옷을 야하게 입었거나 술에 취했으니 그런 일을 당했다는 반응이 종종 나오죠.
여기에는 피해자도 성폭행 사건에 일부 책임이 있다는 인식이 녹아 있습니다. 2016년 조사에서 남성의 54.4%, 여성의 44.1%가 '성폭력은 노출이 심한 옷차림 때문에 일어난다'고 응답했습니다.
(출처: 2016년도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
또한, 남성의 47.7%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면 여자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42.5%는 '여자가 처음 만난 남자의 집에 가는 것은 성관계를 허락한다는 뜻이다'라고 답했습니다.
지난 2015년 교육부의 ‘성교육 표준안’에서도 피해자의 책임을 전제한 내용이 논란이 됐습니다.
‘거절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하지 않았을 때 성폭력, 임신, 성병 등 성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성관계를 갖겠다는 생각이 없다면 함께 숙박업소에 가지 않는다'
이 교육 자료에는 노출이 심한 옷이 ‘안전하지 않다’는 메시지도 담겨 있었는데요. 전문가는 복장이 성폭력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인식은 강간을 한 이유나 핑계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그 때 뭘 입고 있었길래?”
성폭력 사건에 유난한 ‘피해자 책임전가’(victim blaming)때문에 피해자들은 자책하고 음지로 숨어듭니다. 2015년 벨기에에서는 강간 피해자 중 10%만이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다는데요. (출처: CAW)
“강간에 책임이 있는 유일한 사람은 가해자입니다”
벨기에의 ‘내 잘못인가요’ 전시 기획자의 말처럼 성폭력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의 문제죠. 무심코 성폭력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지는 않았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엽 기자·김지원 작가·장미화 인턴기자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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