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원한남' 로또 되나? '분양가 인하'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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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들어서는 고급주택 '나인원한남' 분양이 기약없이 지연되고 있다.
하지만 HUG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정책을 의식해 나인원한남 분양가의 추가 인하를 요구하며 승인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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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들어서는 고급주택 '나인원한남' 분양이 기약없이 지연되고 있다. 기준에 맞춰 분양보증승인을 신청한 지도 50일 지났지만, 해당 업무를 주관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 추가 인하'를 요구하며 승인을 미루고 있다. HUG 요구대로 분양가가 추가 인하되면 '로또 분양' 투기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신금융그룹 계열 디에스한남은 지난해 12월 1일 나인원한남의 분양보증승인 신청서를 HUG에 접수했다.
접수 전 3개월간 실무 협의 과정을 거쳐 평균 분양가를 3.3㎡당 6000만원 초반으로 책정했다. HUG가 정한 인근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의 110%를 넘지 않게 해야한다는 지침에 따라 길 건너편 한남더힐의 3.3㎡당 평균 시세 6400만원보다도 낮게 했다. 한남더힐의 최근 시세는 규모와 위치에 따라 3.3㎡당 5400만~8200만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하지만 HUG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정책을 의식해 나인원한남 분양가의 추가 인하를 요구하며 승인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3.3㎡당 평균 분양가 약 4750만원) 수준까지 낮추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디에스한남은 "HUG의 지침에 맞춰 분양가를 정해 분양보증승인을 신청했지만 2개월 가까이 지나도 어떤 입장도 전달받지 못했다"며 "승인 지연에 따른 비용부담 등을 전부 감수해야 될 상황에 처했다"고 토로했다.
분양 승인이 더 지체될 경우엔 투자기관들이 자금 인출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어 난관에 봉착할 수 있고, 분양가를 추가 인하하게 되면 사업성이 떨어진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가주택 시장은 자산가들의 수요로만 국한돼 일반 아파트와 같은 잣대를 대입하면 '로또 분양'이 조장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남동 중심에 지어지는 나인원한남이 주변 시세보다 약 20~30% 낮은 가격에 분양되면, 향후 분양권 가격 급등으로 최소 수 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돼 투기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HUG의 요구를 받아들여 시세보다 10%가량 싼 가격에 지난해 분양한 GS건설의 '신반포 센트럴자이'는 총 98가구 모집에 1만6472명의 청약이 몰려 평균 16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도 계획보다 분양가를 3.3㎡당 300만~500만원 안팎 낮춘 바람에 평균 경쟁률이 40대 1로 치솟았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주택시장은 수요가 한정적인 만큼 철저히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는 시장"이라며 "이런 특성을 무시하고 분양가를 일정 수준 이하로 억제하면 이마저 투기시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정부 규제에도 강남 집값이 연일 치솟는 상황에서 HUG의 고민도 이해는 되지만 공식 가이드라인에 맞춘 분양가 승인을 뚜렷한 이유 없이 지연하는 것은 문제"라며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는 정부가 고가에 판 땅인데 시행사에게 일방적으로 손실을 강요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신희은 기자 gorg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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