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집단사망' 과실 분명해지나..주치의·전공의 줄소환

최동현 기자 2018. 1. 2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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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7일 의료기관인증평가원 관계자 등 7명 소환
약제 상온보관하고 5명에게 투약한 증언 확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실장이자 주치의 조수진 교수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2018.1.1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25일부터 사흘간 주치의와 전공의 등 신생아중환자실 소속 병원관계자, 의료기관인증평가원 관계자들을 줄소환한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의료사고전담조사팀은 25일 오후 1시30분에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된 전공의 강모씨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이튿날인 26일 오후 1시30분에는 조수진 교수(주치의)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벌인다고 24일 밝혔다.

조 교수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실장(주치의)으로 원내 감염관리의 책임이 있으면서도 병원 내에 '시트로박터 프룬디(Citrobacter freundii)'균이 감염되는 것을 막지 못함으로써 지난해 12월16일 신생아 4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사망하게 된 원인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공의는 사건 전날인 지난해 12월15일 2명의 당직간호사가 신생아 5명에게 지질영양제 '스모프리피드'(SMOFLIPID)'를 투약하는 과정에서 숨진 신생아 4명에게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을 감염시킨 사고에 대한 지휘·감독 책임을 지고 있다.

지난 16일 첫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가 '감염경로 및 책임소재의 불분명' '지병'을 이유로 조사를 거부한 조 교수는 이틀 뒤인 18일 경찰이 서면으로 통보한 출석요구서를 받고 나흘 만에 출석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실상 26일 조사가 조 교수를 대상으로 한 첫 조사인 만큼 조 교수를 몇 차례 추가 소환해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피의자 조사와 함께 참고인 조사도 병행된다. 조사대상은 신생아중환자실 소속 심모 교수, 전공의 2명, 간호사 1명, 감염관리실 관계자 1명, 의료기관인증평가원 관계자 1명 등 5명이다.

경찰은 25일 강씨와 함께 신생아중환자실 소속 심모 교수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26일에는 조 교수와 함께 감염관리실 관계자와 의료기관인증평가원 관계자를, 27일에는 신생아 중환자실 소속 전공의 1명과 간호사 1명을 소환해 참고인 조사를 벌인다고 밝혔다.

참고인 조사를 받는 전공의 2명 중 1명인 A씨는 강씨와 지난해 12월15일 신생아 중환자실 당직 근무를 섰던 인물이다. 다만 A씨는 당시 숨진 신생아를 대상으로 진료와 처방을 담당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5일 강씨와 함께 A씨를 불러 당일 의료처치에 대해 자세히 캐물을 방침이다.

이어 감염관리실 관계자를 상대로 감염관리위원회와 감염관리실이 의료법에 명시된 업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여부도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의료기관인증평가원 관계자 조사에 대해 "지난 2014년 이대목동병원의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위한 점검을 할 때 신생아중환자실도 점검대상에 포함됐었다"며 "당시 평가원이 신생아중환자실에 시정명령이나 권고를 한 사항이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동시다발 사망사건의 원인이 '주사제 오염으로 인한 시트로박터 프룬디(Citrobacter freundii)균 감염(패혈증)으로 밝혀졌다. 2018.1.1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한편 신생아 5명에게 지질영양제 1병을 나눠 투약한 당직간호사 2명이 약제를 개봉해 주사기에 옮겨 담은 뒤 20도가 넘는 상온에서 5~8시간 보관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의료진의 과실 혐의점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경찰은 당직간호사 2명이 신생아 5명에게 지질영양제 1바이알(Vial·용기)을 나눠 투약하기 전 약제를 20도가 넘는 상온에서 5~8시간 동안 보관한 정황과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대목동병원 자체지침과 의료감염관련 표준예방지침에 따르면 지질영양제는 약품 개봉 즉시 환자에게 투여해야 하고, 즉시 투약이 어렵더라도 저온(2~8도)에서 보관하다가 24시간이 지난 뒤에는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

경찰은 의료진이 지질영양제를 개봉하고 상온에서 8시간 가까이 보관하는 과정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증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질영양제를 상온에서 보관할 경우 없던 세균이 새롭게 생길 가능성보다는 세균이 증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대목동병원도 세균의 증식을 막기 위해 약제를 준비하고 30분에서 1시간 내에 투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이 '1인 1바이알 투약' 지침은 물론 '약제 저온보관' 원칙과 최대 보관시간까지 잇달아 위반한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경찰에 따르면 12월15일 낮12시쯤 당직간호사 2명은 500㎖ 크기 용기에 든 지질영양제를 주사기 7개에 옮겨 담은 뒤 이 중 5개를 20도 이상의 상온에서 5~8시간 보관했다가 오후 5시부터 8시 사이 신생아 5명에게 투약했다. 이중 시트로박터프롬디균에 감염된 신생아 4명이 이튿날인 16일 이상증세를 보였다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망했다.

앞서 경찰은 당직간호사 2명이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와 대한감염학회가 정한 '1인1바이알 투약' 지침을 어기고 1병을 5명에게 투약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간호사의 의료조치가 지침위반에 해당하는지 유권해석을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 의료협회에 의뢰한 상태다. 질병관리본부 등은 빠르면 이번 주 내로 유권해석에 대한 결론을 경찰에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dongchoi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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