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판사 블랙리스트 사건' 전·현직 대법원장 한 부서가 수사

윤여진 2018. 1. 24. 14:3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양승태·김명수 고발 사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 배당
檢, "본격 수사 착수 아니야..추이 지켜보겠다"
지난 1월 2일 대법원에서 신년사로 하고 있는 김명수(왼쪽) 대법원장과 지난해 9월 22일 퇴임사를 하고 있는 양승태(오른쪽) 전 대법원장.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윤여진 기자] 검찰이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를 작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블랙리스트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고발된 사건을 한 수사 부서에 배당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6월 15일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고발한 사건을 형사1부(부장 홍승욱)에서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로 재배당했다고 24일 밝혔다. 공공형사수사부는 중앙지검 2차장 산하에서 공안과 공판 사건 등을 지휘한다.

앞서 중앙지검은 주광덕 자유한국장 의원이 지난해 12월 28일 김 대법원장 지시로 시작된 블랙리스트 의혹 재조사가 위법하게 진행됐다며 비밀침해·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지난 2일 공공형사수사부에 배당했다. 이에 따라 같은 수사부서에서 전·현직 대법원장의 고발 내용을 모두 살펴보게 됐다.

전·현직 대법원장이 함께 검찰 수사 대상이 된 건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판사 블랙리스트 사태는 지난해 초 법원행정처 간부가 한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추진하던 ‘대법원장 권한 제한’ 세미나를 축소하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당시 이 연구회 기획팀장 이탄희 판사는 세미나 축소 압력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해 3월 22일 출범한 법원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이인복)에 “법원행정처 컴퓨터에 비밀번호가 걸린 판사 뒷조사 파일이 있다고 들었다”고 진술하면서 판사 블랙리스트 사태가 본격 점화됐다.

하지만 진상조사위는 지난해 4월 18일 “법원행정처가 일부 사법행정권을 남용했으나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의 실체는 없다“고 발표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이 연구회 회원들은 재조사를 강하게 요구했고 같은 해 9월 26일 취임한 김명수 대법원장이 두 달이 못 돼 같은 해 11월 13일 이를 수용했다. 추가조사위원회(위원장 민중기)는 같은 달 15일 출범했다.

추가조사위는 블랙리스트가 들어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현직 법원행정처 판사 컴퓨터 4대의 하드디스크를 해당 판사 동의 없이 강제 개봉하면서 영장주의 원칙 위반 시비가 불거졌다. 주 의원이 김 대법원장을 고발한 이유로 바로 이 부분이다.

다만 검찰이 지난해 8월 30일 사법부 블랙리스트 관련 고발인을 한 차례 조사하는데 그치면서 검찰이 삼권 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 내부 갈등을 수사할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의문이 나오고 있다.

실제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고발 사건을 공공형사수사부에 재배당하면서 “본격적인 수사 착수 상태는 아니며 향후 관련 사건의 진행 추이를 지켜보면서 수사 진행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추가조사위는 지난 22일 비밀번호를 알지 못해 열어보지 못한 중요 문건이 760건이라며 “사법행정 담당자가 법관들의 이념적 성향을 분석해 대응방안을 마련했다면 법관의 독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있다”고 결론 냈다.

윤여진 (kyle@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