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 버리고 스타벅스가 되려는 던킨

‘커피와 도넛’이라던 던킨이 도넛을 버리고 있다. 소비자들이 건강식을 찾으면서 기름에 튀기고 설탕 듬뿍 든 도넛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에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18세~34세)들이 특히 그렇다. 던킨은 2017년에만 미국에서 100개 넘는 점포가 문을 닫았다.
지난해 8월 회사 이름에서 ‘도너츠’를 뺀 던킨은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주 퀀시에 새로운 매장을 열고 실험에 나섰다. 이 매장은 기존 다른 매장과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스타벅스처럼’이다.
◆도넛 대신 커피 맛으로 승부
이 매장은 커피 메뉴를 늘렸다. 그것도 스타벅스에서나 맛볼 수 있던 고급 커피들이다. 원래 던킨의 커피는 아메리카노, 라테가 전부였지만 여기서는 콜드브루와 니트로커피 등 고가의 고급커피를 내놓는다.
데이브 호프먼 던킨 북미지역 사장은 지난 16일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실험 매장이 우리에게 전환점이 돼줄 것”이라며 “밀레니얼 세대는 콜드브루, 아이스커피를 선호한다. 던킨은 이제 음료 브랜드”라고 밝혔다.

◆스타벅스처럼 앱으로 주문
점원에게 주문하는 것보다 디지털 주문을 선호하는 밀레니얼세대 취향에 맞춰 주문도 디지털로 확 바꿨다. 2015년 ‘사이렌 오더’를 도입한 스타벅스 따라하기이다.
던킨의 실험매장에는 앱으로 미리 주문한 음료를 바로 받아가는 ‘그랩 앤 고’(Grab&go) 섹션이 있다. 앱에 주문완료 메시지가 뜨면 받아오면 된다. 결제도 물론 앱에서 끝낸다. ‘드라이브 스루’도 만들어 앱으로 미리 주문한 고객은 대기하지 않고 음료를 받아갈 수 있다.
무인 주문 시스템인 키오스크도 설치했다. 점원과 마주치는 순간은 음료를 건네받을 때뿐이다.
◆매장 음악까지 스타벅스처럼
스타벅스는 고객이 매장을 집, 직장과는 다른 편안함을 즐기는 ‘제3의 공간’으로 느끼도록 한다. 아늑한 조명과 푹신한 소파, 커피에 어울리는 재즈 음악으로 감성적 체험을 제공한다. 던킨도 새 매장을 연한 회색빛의 세련된 인테리어와 편안한 의자로 꾸몄다. 재즈 음악도 흘러 마치 스타벅스를 연상시킨다.
앞으로 던킨은 버전을 달리해 콘셉트 매장 30곳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어떤 매장이 밀레니얼세대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지 실험 후 전사적으로 적용하려는 것이다.
던킨이 ‘커피’와 디지털을 활용한 ‘편의성’에 주목한 것은 혜안으로 읽힌다. 자산운용사 앨리언스번스타인은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밀레니얼세대에게 커피는 속도와 편의성이 중요한 소비 품목”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지난해 9월 뉴욕타임스에는 이런 기사가 실렸다. “밀레니얼세대에게 획일화된 맛의 스타벅스는 더 이상 ‘쿨’하지 못하다. 몇 시간씩 줄을 서더라도 바리스타가 한 잔 한 잔 내려 만드는 블루보틀과 필즈커피를 마시는 게 더 멋지다고 생각한다.”
던킨이 따라가려는 스타벅스도 밀레니얼에게는 고리타분한 브랜드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던킨의 최종 선택은 무엇일까?
이해진 기자 hjl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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