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희생 잊지 말자'..'박종철 거리' 된 하숙집 골목
<앵커>
내일(14일)은 6월 민주화 항쟁의 불씨가 된 박종철 열사의 31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고인이 지내던 서울 신림동의 옛 하숙집 골목엔 열사의 이름 딴 거리가 만들어졌습니다.
이성훈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흰 천을 벗겨 내자 동판에 새겨진 22살 대학생의 앳된 얼굴이 드러납니다.
박종철 열사가 지내던 서울 신림동 하숙집 골목이 '박종철 거리'로 제정됐습니다.
거리에 있던 고 박종철 열사의 옛 하숙집은 사라지고 없지만 민주열사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가 박종철 거리를 탄생시켰습니다.
고인의 친구들은 1987년 1월 13일, 박종철 열사가 경찰에 연행됐던 날의 마지막 모습을 잊지 못합니다.
[최인호/故 박종철 열사 대학 동기생 : 아마 여기가 하숙집의 마당이었을 겁니다. 제가 13일에 마지막으로 봤을 때 (박종철 열사가) 특이하게도 마당을 쓸고 있었습니다.]
다음날 박 열사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을 받다 숨졌고 22살 청년의 희생은 그 해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30년이 지난 뒤 열사가 매일 오갔던 골목 길에는 고인의 벽화가 새겨졌고 평소 그가 좋아하던 노래 '그날이 오면'이 울려 퍼졌습니다.
[박은숙/故 박종철 열사 누나 : 내 동생이 3년 동안 학교와 집 오갔던 그 길에 와보니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1987년도에 이런 화려한 거리였다면 새벽에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는 일이 없었을까….]
이철성 경찰청장은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아 박종철 열사에 헌화했습니다.
이 청장은 시민사회가 대공분실 운영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김준희)
이성훈 기자sunghoon@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썰렁한 박종철 기념관.."경찰 대신 시민 품으로"
- 경찰 지휘부, 박종철 숨진 옛 남영동 대공분실 찾아 헌화한다
- 박종철 영정 앞 고개 숙인 경찰 지휘부.."과거 잘못 성찰"
- 박종철 열사 누나 "남영동 대공분실 시민 품에 돌아왔으면"
- [단독] 유영하, 박근혜가 맡긴 30억 다시 朴 계좌로 송금
- 현송월이 이끄는 '북한 걸그룹' 모란봉악단, 평창 오나?
- "아프리카는 거지 소굴" "예쁜 한국 여자가.." 트럼프 막말
- "복직하고 싶으면 난임치료 중단해라"..출산 막는 교육청
- 스마트폰·얼굴만 있으면 결제 완료..똑똑한 도시 어디?
- [지방선거①] '미니 대선' 서울시장..거물인사 대거 출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