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공간>이정향 감독은.. 20년간 단 3편 연출 불구 충무로 視界 확장 '뜨거운 호응'

이정향(사진)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수료하고 ‘비처럼 음악처럼’(1992년), ‘천재선언’(1995년)의 조연출을 거쳐 1998년 ‘미술관 옆 동물원’으로 데뷔했다.
이후 현재까지 ‘집으로’(2002년), ‘오늘’(2011년) 등 단 세 편의 영화만 필모그래피에 올라 있으니 과작임에 분명하다.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무로가 외면하고 있는 것인지, 그 스스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이 감독은 언젠가 다시 네 번째 연출작으로 관객들을 만날 것이다. 세 편의 영화가 보여준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절제미가 느껴지는 영상, 맛깔난 대사, 힘 있는 주제의식 등이 그가 천생 영화감독임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미술관 옆 동물원’에서 남녀를 ‘미술관’과 ‘동물원’이라는 대비적 공간에 비유하며 가랑비에 옷 젖듯 천천히 빠져드는 사랑 이야기를 완성했던 그는 ‘집으로’에서 철없는 소년과 그의 외할머니를 스크린에 담는다. 이 영화는 동물원에서 온 남자와 미술관에서 온 여자 대신 영악한 도시 소년과 말 못하는 시골 할머니의 동거를, 그리고 불가능해 보이는 소통을 다룬다. 시골에 사는 장애를 가진 노인, 그중에서도 ‘외할머니’만큼 소외된 계층이 있을까. 여성 감독이 극히 드물던 2000년대 초반, 이 감독은 지금보다도 훨씬 남성편향적일 수밖에 없었던 충무로의 시계(視界)를 벗어나 외할머니의 이야기를 상업영화로 만들어 멋지게 성공시킨 인물이다.
두 작품이 연달아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 연출작 ‘오늘’이 극장에 걸리기까지는 무려 9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 이 영화는 사회가 피해자 가족에게 쉽게 요구하는 ‘용서’의 이면에 관한 작품이다. 톡톡 튀는 대사나 눈물 나는 가족애가 있었던 전작들과 달리 덜 자극적이고 더 무겁다. 한류스타 송혜교가 주연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화제를 모으지 못했다. 주제 면에서 현재 상영 중인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감독의 신작 ‘세 번째 살인’과 맞물리는 지점이 있음을 상기해 볼 때, ‘오늘’은 시대를 앞서간 비운의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로맨스 영화의 정석으로 ‘미술관 옆 동물원’을 소개할 때마다 이 감독의 근황과 다음 영화가 궁금해진다. 설령 외계인이나 마법사가 등장하더라도 그의 이야기라면 무조건, 경청할 준비가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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