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아부다비 행정청장 청와대 예방]"이면계약 없다"더니 거짓말 들통..결국 MB 정부 '꼼수 계약'이었다
[경향신문] ㆍ김태영 전 국방 “유사시 UAE 자동개입 비공개 MOU 체결”
ㆍ김종대 의원 “박근혜 정부, 예멘 내전 때 사우디에 탄약 반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사업 수주와 관련해 “이면계약은 없었다”던 이명박 전 대통령(사진) 해명이 거짓으로 9일 확인됐다. 이명박 정부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이 “유사시 한국군이 UAE에 자동 개입하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비공개로 체결했다”고 공개 시인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들과 관련된 의혹들도 이날 제기됐다. ‘원전게이트’라며 현 정부 외교 실책으로 부각하려던 자유한국당 생각과 달리 정작 이명박·박근혜 정부 관련 쟁점들만 커지고 있는 것이다.
김 전 장관은 이날 보도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UAE 원전사업 수주 때 비밀 양해각서를 체결한 경위에 대해 “UAE와는 형제처럼 가까운 나라가 되기로 한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UAE에 어려움이 생기면 돕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책임을 지고 (국회 비준이 필요 없는) 협약으로 하자고 했다. 실제 문제가 일어나면 그때 국회 비준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가 UAE가 군사적 공격을 받을 경우 한국군이 자동 개입하는 조항을 담은 양해각서를 UAE와 비밀리에 체결했다고 실토한 것이다. 김 전 장관은 “그렇다고 만일 UAE에 한국군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국회 동의 없이는 할 수 없다”고 했다. 국회 동의 없이는 불가능한데도 파병을 약속하며 UAE 정부를 사실상 기망했다는 얘기다.
김 전 장관의 ‘실토’로 “이면계약은 없었다”는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하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임 당시 UAE와의 국방분야 협력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면서 “이면계약은 없었다”고 했다. 김 전 장관도 국회 위증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김 전 장관은 현직 장관이던 2010년 11월 국회에 출석해 비밀 양해각서 체결 의혹을 두고 “없었다. 앞으로 논의를 하자(는 수준)”이라며 부인했다.
박근혜 정부가 전쟁비축물자를 사우디아라비아에 반출했다는 의혹도 이날 제기됐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이날 교통방송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중동 4개국을 방문해 ‘젊은이들 다 중동 가라’고 얘기하고 국민 몰래 사우디아라비아에 우리 전쟁비축물자를 반출했다”며 “사우디와 UAE가 예멘 내전에 개입했을 때 탄약 사흘치 전량 180억원어치를 사우디에 반출해버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박근혜 정부 후반기부터 예멘 내전이 격화된 작년까지 우리가 (UAE에) 약속한 군수지원을 다 못해줬다”며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작년 11월에 이것은 국내법을 위반한 MOU이기 때문에 일부 문제 되는 조항을 수정하자고 UAE에 쫓아갔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UAE뿐만 아니라 사우디, 카타르, 요르단 등 중동 4개국이 다 의혹”이라며 “자원외교라는 미명으로 부당한 군사거래가 있었는지 추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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