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교체주기 빠르고 감가율 높아.. 구입 후 1년이면 '반값' 뚝
저렴해도 사용은 미미/출시 1년 된 폰 최신 OS 사용 가능/AS 기간 남았을 땐 수리 문제 없어/선택약정 가입할 수 있는 기기 사야

직장인 A씨는 지난해 4월 갤럭시S8의 출시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예약판매를 통해 제품을 구매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발효된 후엔 이동통신사에서 주는 ‘공시지원금’(단말기 할인)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통신비 할인을 받는 조건으로 출고가인 93만5000원을 지급했다. 현재 A씨의 휴대전화 가치는 얼마일까.
스마트폰 전문 중고거래 장터인 세티즌의 2일 기준 시세표에 따르면 갤럭시S8의 평균 중고가격은 50만2000원이다. 구매한 지 1년도 안 돼 갤럭시S8의 가치는 구매가의 53% 수준으로 떨어졌다.
스마트폰은 살 때는 매력적으로 보이는 최신 기기지만, 다른 가전 기기보다 교체 주기가 빠르고, 감가상각률도 높다.

5일 세계일보가 온라인 거래 장터의 중고가격을 분석한 결과, 스마트폰의 가치는 3개월이면 70% 선으로 떨어지고 1년이면 50∼60%대로, 2년이면 많게는 10% 선까지 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가계 통신비를 크게 아낄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고폰 거래는 좀처럼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신 기종을 선호하는 풍토와 거래에 대한 불안감이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스마트폰 가치 1년 뒤엔 60% 이하로
스마트폰은 기종과 관계 없이 구매하면 얼마 되지 않아 30% 정도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여까지 하락 폭이 크다가 1년 뒤엔 가격 하락 그래프의 기울기가 완만해지는 게 일반적인 중고 가격 패턴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다. 모델별로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갤럭시S 시리즈의 중고가는 출고 후 3개월 뒤 70%대로, 1년 뒤에는 50%대로 떨어졌고, 2년 뒤 가격은 20%대에 머물렀다.

LG전자가 올해 3월 출시한 G6의 경우 8개월 만에 중고가격은 출고가의 34%까지 내려갔다. 애플의 아이폰은 가격 하락이 상대적으로 더뎠다. 아이폰 역시 출고 후 3개월 뒤 중고가는 70%대로 떨어졌지만, 이후부터는 가격이 천천히 내려갔다.
출시된 지 26개월이 지난 아이폰6S의 경우 아직도 출고가의 49%로 중고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아이폰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는 소위 안드로이드폰에 비해 OS가 지속해서 업그레이드되는 점과 고장 난 제품을 외형이 새 제품과 동일한 상태의 제품으로 바꿔주는 애프터서비스(AS) 정책의 영향으로, 새 제품 같은 중고가 많은 게 가격 방어 요인으로 꼽힌다.
비싼 중고가격만큼 아이폰의 사용주기는 안드로이드폰보다 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2014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안드로이드폰의 평균 사용 기간은 2년, 아이폰은 2년4개월이었다.
◆새 휴대전화 부담 크지만, 중고 사용은 미미해
가계 통신비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율은 높다. 최근 출시되는 고가형 스마트폰의 가격은 100만원 이상이고, 애플의 아이폰X 상위 기종은 가격이 163만원에 달한다. 100만원짜리 스마트폰을 2년에 한 번씩 구매한다고 하면 10년간 500만원을 지출하는 셈이다.
저렴한 가격이라는 장점이 있음에도 현재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중고 거래는 그다지 활발하지 않다. 정확한 시장 규모나 통계도 없다. 그나마 환경부가 2011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쓰지 않는 휴대전화 중 가정에 보관된 비율이 44.3%에 달했고, 29.9%가 수출됐다. 중고 휴대전화를 국내에서 전화기로 재활용하는 물량은 8%에 그쳤다.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중고 휴대전화 개통 비율은 약 10%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알뜰폰 업체가 지난해부터 중고 스마트폰을 판매하기 시작하는 등 중고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단말기 공시지원금을 받는 대신 매달 통신비를 할인받는 ‘선택약정’의 요금 할인율이 지난해 9월부터 20%에서 25%로 높아진 것도 중고 휴대전화 거래 증가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구호로만 중고 휴대전화 거래 활성화를 외쳤던 정부는 올해 시장 파악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8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중고 휴대전화 시장 실태 조사를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보안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유통구조 투명화 등 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최신 스마트폰,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작아
합리적인 중고 스마트폰 거래는 가계 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 일률적이진 않지만 중고 장터의 통계를 기준으로 보면, 출시 후 몇 개월만 기다려도 신제품 같은 중고를 출고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지나치게 오래된 스마트폰은 애플리케이션 사용에 제약이 있을 수 있지만, 출시 후 1년여 된 스마트폰이라면 중고로 사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 보통 핵심적인 OS 업데이트는 1년 주기로 이뤄지기 때문에 중고 구매 후 2년 정도는 최신 스마트폰과 동일한 OS를 사용할 수 있고, 이후에도 상당 기간 대부분의 기능이 무리 없이 작동한다.
소비자들의 우려와 달리 전문가들은 최신 스마트폰의 경우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중고 거래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라온시큐어 이종호 선임연구원은 “여러 차례 기기를 초기화하면 개인정보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 수사를 담당하는 사정기관 관계자도 “최신 스마트폰의 경우, 여러 번의 초기화만으로도 데이터를 복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기기를 초기화하지 않고 일부 파일만 삭제하면 안 된다. 이 경우라면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는다면 기기 정보를 삭제해 주는 믿을 만한 중고 거래 업체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방법도 있다.
◆중고 거래 시 선택약정 가능한지 확인해야
개인 간 거래라면 돈을 떼일 수 있고, 구매한 제품의 상태가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 온라인 중고 장터를 이용할 경우, 직접 만나 제품을 보고 구매하는 게 좋고 AS 기간이 남아 있는 제품을 구매하면, 향후 수리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중고 휴대전화를 살 때는 무엇보다도 선택약정 가입이 가능한 기기인지 확인해야 한다. 선택약정으로 월 6만5000원의 통신 요금제에 가입하면 2년간 40만원에 육박하는 요금을 할인받는다. 하지만 판매자가 앞서 공시지원금 혜택을 받고 휴대전화를 개통했다면, 해당 휴대전화는 이후 2년이 지날 때까지 선택약정 제도를 이용할 수 없다. 공시지원금이 지급된 중고 휴대전화를 사는 것보다 새 휴대전화를 사 선택약정에 가입하는 게 오히려 이득일 수도 있다. 휴대전화의 ‘단말기 국제 고유 식별번호’(IMEI)를 알면 인터넷 사이트(https://단말기자급제.한국)에서 선택약정 가입이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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