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만 안마사 또 '합헌', 동네 마사지숍은..

서울 한 중국식 발마사지 업체에서 일하는 A씨는 시각장애인이 아니다. 현행법상 시각장애인만 안마사로 일할 수 있지만 A씨는 10년 가까이 일하면서 단속을 당한 적이 없다. A씨는 "주변에서 벌금 낸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현실과 동 떨어진 법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집행은 안되지만 법은 유효하다. 헌법재판소가 2일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부여하는 의료법에 대해 네 번째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의료법 제82조1항은 생계 보호를 위해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부여하고 안마시술소를 개설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관련 업계와 장애인 복지 분야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비슷한 위헌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비장애인 시장 종사자들이 많고 그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데다가 해당 조항만으로 장애인 고용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안마사 유보직종(특정인에게만 특정 직업 선택권을 부여) 조항은 2006년 위헌판결을 받기도 했다. 당시에는 같은 내용을 담은 안마사에 관한 규칙(보건복지부령)이 2003년 합헌 결정을 뒤집고 위헌결정이 났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의 거센 반발로 현재 의료법에 그 조항이 추가됐고 또 다시 위헌소송이 이어졌다.
끊이지 않는 소송 배경에는 이미 커져 버린 마사지(안마) 시장이 있다. 2000년 이후 직업교육으로 각종 마사지사 과정이 생겼고 마사지 문화도 활성화되면서 업계에 비장애인 종사자들은 급증했다. 관련 협회 등에 따르면 업소 운영자와 안마사의 수가 수만명으로 추정된다.
현재 유명 발마사지 프랜차이즈나 태국마사지, 스포츠마사지 업소 등은 화장품도소매업, 이·미용업 등 다른 업종으로 등록해 영업한다.
그 수가 많아 단속도 쉽지 않다. 최근 5년간 보건복지부가 불법 마사지를 단속한 건은 총 220여건에 불과하다. 전담 인력도 없다.
복지부는 지자체 보건소를 통해 정기 단속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업소를 문 닫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벌금형을 내리는 정도다. 지난해 10월에도 비장애인인 마사지업체 운영자 한모씨(53)는 2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백오현 한국타이마사지협회장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입법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많은 마사지 시장 종사자들을 모두 불법 행위자로 간주하는 방식은 해답이 아니다"고 말했다. 일반 업소들이 내는 세금을 시각장애인 고용지원 사업에 쓴다든지,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보건소 공무원으로 우선 채용하는 등 사회적으로 더 큰 이익이 되도록 다른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애인복지 분야 전문가들은 이번 합헌 결정으로 안마사 유보직종에 관한 논의가 끝나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당장 해당 법 조항 자체를 유지하는 것보다 거시적인 시각장애인 고용정책 마련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장애인고용공단 등에 따르면 현재 정부에 등록된 시각장애인은 총 25만명 수준이고 안마 자격증을 주로 취득하는 1~3급의 경우 5만명이다. 이중 안마 자격증 취득자는 약 25%(약 1만2000명) 수준이다. 현업종사자 수는 절반 미만인 것으로 추정한다.
현실적으로 시각 장애인이 보다 다양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남용현 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팀장은 "독일은 여성 전맹(전혀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최근 유방암 진단 전문가로 교육해 실제 병원에 배치했다"며 "이 같은 새 직무 개발과 이를 위한 직업 훈련기관 투자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진달래 기자 aza@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헌재, 어린이집 CCTV 의무설치·보호자 열람 '합헌'
- 헌재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 취득' 의료법 조항 "합헌"
- 자동차세 오늘(2일)까지 납부..기한 넘기면 가산금 3%
- 데니스 가트먼 "비트코인 500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
- 성폭행 구하다 흉기에..文대통령과 떡국 먹은 의인(義人)들
- "내 보물 둘" 이승기·이다인, 생후 4개월 둘째 아들 첫 공개 - 머니투데이
- 5000 겨우 지킨 코스피, 더 떨어진다? "바닥은..." 전문가 의견 갈렸다 - 머니투데이
- '에릭♥' 나혜미 "TV 부서지고 소파엔 낙서"…아들 둘 현실육아 - 머니투데이
- "싼 티 나" 혹평 신민아 드레스…한 벌에 1800만원짜리 '명품' - 머니투데이
- 엔비디아, 네이버에 1조3412억원 '납입 완료'…3대 주주 등극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