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톡스]'이번생은' 정소민 "결혼 어려운 문제, 어른 된 후에 하고파"

윤효정 기자 2018. 1. 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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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1. 삼청동 카페. tvN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배우 정소민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탁월한 '서른' 예비 경험이었다. 올해 스물 아홉, 때로는 꽃길 때로는 터널처럼 느껴진 20대의 마지막, 정소민(29)은 자신과 똑 닮은 서른살 윤지호를 만났다. 올해 KBS '아버지가 이상해'로 바쁜 한 해를 보낸 정소민은 작품 종영과 동시에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 출연했다. 쉼이 간절한 시기였지만, '이번 생은'의 윤지호는 "몸이 으스러지더라도" 꼭 만나고 싶은 인물이었다.

그토록 열심히 살았는데 손에 쥔 것, 발 디딜 곳 하나 없는 서른살 청춘 지호로 변신, 많은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더욱 깊고 성숙해진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신뢰를 받는데 성공했다. '이번 생은'을 보내고 난 후 정소민은 극중 윤지호처럼 보다 더욱 단단해지고 성숙해졌다. 지난해 12월 ‘이번 생은 처음이라’ 종영 인터뷰에서 만난 정소민은 드라마 비하인드 스토리와 자신의 연기관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Q. ‘이번 생은 처음이라’로 2017년을 잘 마무리했다. 20대 마지막 연말인데 기분이 어떤가.

“뭔가 되게 특별할 줄 알았는데 사실 딱히 그런 것은 없다. 기대되는 건 서른이다. 나의 서른은 어떨까. 기대감 설렘을 가지고 맞이한 연말이고 또 무엇보다 드라마가 잘 끝나서 너무 좋다. 내가 부족한 것도 많았는데 현장에서 많이 채워주셨다. 그런 점이 너무 감사하다.”

Q. 극중 윤지호의 나이는 서른이었다. 미리 경험한 서른 살은 어떤가. 다소 우울하고 현실적인 느낌이 들지는 않나.

“기분 좋게 끝난 드라마라서 딱히 그런 생각은 안 들었다. 스물 일곱 즈음부터 막연하게 서른이 되면 어른이 되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빨리 서른이 되고 싶었다. 내가 하는 모든 고민이 해결되어 있을 것 같은 느낌?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나의 서른은 어떨까 기대감은 남아 있다.”

Q. 함께 호흡을 맞춘 이민기는 어떤 배우인가.

“전혀 이민기씨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생각보다 남세희라는 인물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세희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현장에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고, 나를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신 것 같다. 그래서 의지가 많이 됐다.”

2017.12.11. 삼청동 카페. tvN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배우 정소민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Q. 극중 가장 공감이 되는 대사나 장면이 무엇이 있나.

“지호가 정말 갈 곳이 없어서 방황을 하다가 터널을 지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터널에서 내레이션이 참 좋았다. 어떤 직업을 가지든, 어떤 상황에 놓여있던 간에 인생의 터널을 지나온 사람은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이지 않나. 그래서 나도 공감이 컸다. 나 역시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길을 걸어가면서 굉장히 큰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다. 그런 지점에서 나와 지호가 맞닿는 지점이 있었고, 내 주변의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도 된다고 생각했다.”

Q. 정소민이 경험한 ‘터널’은 무엇이었나.

“데뷔 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해왔다고 생각했다. 연기를 하면서 캐릭터와 가까워지는 나만의 노력, 방법 등이 있는데 그게 맞는 것인지 확신이 없었다. 이게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까 고민했다. 내가 늘 뭔가 준비하고 있는데 그것이 결과물이 되지 않을 때 불안했다. 이제 돌이켜보면 그 힘든 시간이 내 밑거름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

Q. 귀여운 외모에 청춘스타로 연기생활을 시작해 예쁜 역할만 할 수도 있을텐데, 굉장히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이면서 남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예능 드라마, 주말드라마에 이어 로맨스 드라마까지 선보였다.

“내가 그럴만한 미모도 아니지 않나. 이상한 오기가 있어서 지금 뭔가를 해놔야만 나중에 더 좋은 배우가 될 것이고, 더욱 성장할 것이고 내 실력도 더 늘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작품을 선택하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조금 더 성장한 것 같다. 나에게 주어진 것이 있으면 내 몫을 제대로 다 해내고 싶다. 어떤 장르가 되었던 좋은 배우들과 호흡하고 싶다. 그런 욕심이 더욱 커졌다.”

2017.12.11. 삼청동 카페. tvN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배우 정소민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Q. 신중한 성격인 것 같다. 정소민의 성격은 어떤가. 또 정소민 인생의 가장 큰 일탈은 무엇인가.

“실제로 나는 다중인격인가 싶을 정도로 여러 가지 성격이 있다. 친구와 있을 때, 가족과 있을 때, 현장에 있을 때 등 누구와 어디에 있냐에 따라 다른 사람 같다. 차이가 있는 편이다.”

“내 일탈도 지호의 일탈과 같다. 열심히 공부하다가 작가가 될 거라고 무작정 상경하지 않나. 나도 아버지 몰래 연기 입시 시험을 봤다. (웃음) 한예종 무용과 시험을 본다고 하고 연기과 시험을 봤다. 시험장 앞까지 아버지가 데려다 주셨는데 차마 얼굴을 보지 못 하겠더라.”

Q. 그래도 연기과 수석으로 입학하면서 아버지의 걱정이 많이 줄어들었을 것 같다.

“조금 안심을 하셨던 것 같기는 하다. 그동안은 나의 헛바람이라고 생각하셨을 텐데 얘가 뭔가 열심히 하고 있구나 생각하셨을 것이다.”

Q. 스물 아홉살, 정소민의 이번 생은 어떤가.

“나를 다독여주고 싶은 시기다. 내 자신에게 채찍질을 많이 하는데, 이제 조금 숨을 고르고 다독이면서 일을 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다.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 행복한 것이 중요하다.”

Q.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무엇인가.

“‘터널’에 대한 대사도 좋아하고,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 사람의 인생이 오기 때문이다’는 구절도 좋아한다. 이 드라마에는 좋은 대사가 너무 많다. 작품 종영 후 한 번 제대로 다시 보고 싶다.”

2017.12.11. 삼청동 카페. tvN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배우 정소민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Q. ‘이번 생은 처음이라’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어머니가 제일 열혈 시청자였다. 내가 했던 작품 중에서 가장 열심히 챙겨보신 작품인 것 같다. 월요일 화요일 약속을 안 잡으시더라. 그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종영할 때는 너무 슬프다고 하셨다. 방송이 끝난 후에 ‘이 드라마를 보면서 네가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알게 됐다. 어떤 길을 가고 싶은지 보이는 것 같다’고 하셨다. 그 어떤 말보다 위로가 됐다.”

Q. 이 드라마에는 계약 연애, 계약 결혼 등이 등장한다. 실제 정소민이라면 이런 것을 받아들일 수 있나.

“극에 나오는 계약이라는 것이 서로의 조율이지 않나.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이야기인데, 서로 ‘다름’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해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 특히 이 드라마를 하면서 내가 아닌 그 어떤 사람과 알게 돼도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Q.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결혼’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정소민의 결혼관은 어떤가.

“아직 명확한 결혼관이 자리잡은 것은 아니다. 내 결혼은 이랬으면 좋겠다든지 그런 생각은 막연하게 할 수 있어도 결혼에 대한 가치관은 더 어려운 이야기 아닌가. 결혼은 현실인 것 같다. 드라마 하고 난 후에 더욱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 모두 아직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나 결혼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어른이 됐을 때 하고 싶다는 것이다.”

2017.12.11. 삼청동 카페. tvN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배우 정소민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Q. 어른이 됐을 때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결혼이라는 것이 나도 책임질 수 있어야 하지만 상대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책임을 질 수 있는,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렇지 못하면 너무 많은 이들이 상처를 받지 않겠나. 조금 더 성숙한, 어른이 된 시기에 해야하는 것 같다.”

Q. 주변의 친구들이 결혼을 할 시기이지 않나. 영향을 받지 않나.

“즉흥적인 편은 아니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주변보다 나를 더욱 깊게 들여다보는 것 같다.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행복한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이 정해놓은 행복의 굴레에 갇히고 싶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을 때, 해도 된다고 생각할 때 (결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소민은 2010년 SBS '나쁜 남자'로 데뷔했다. 귀여운 외모와 멜로, 코믹, 드라마 등 장르를 불문한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차근 차근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KBS '마음의 소리'와 '아버지가 이상해'를 통해 인기를 끌었으며, 최근에는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꿈과 사랑을 찾아 나선 홈리스 윤지호 역으로 출연해 흥행에 성공했다.

i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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