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송통신위가 아니라 방송장악위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강규형 KBS 이사에 대한 해임을 건의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재가했다. 이제 KBS 이사회는 6대5로 여당 우위로 바뀌게 되고 곧 이인호 이사장과 고대영 KBS 사장을 끌어내릴 것이다. MBC에서 벌어진 일들이 똑같이 그대로 벌어지고 있다. 방통위가 강 이사 해임 사유로 든 것은 법인카드 한 달 평균 13만원을 부당 사용했다는 것이다. '한 달 평균 13만원'을 찾아내는 공을 세운 기관은 감사원이다. 그러자 방통위는 "업무추진비를 사적 용도로 사용한 규모가 크고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한다. KBS 사장을 몰아내려 먼지 털기 식으로 온갖 구실을 찾은 것을 세상이 다 아는데 이런 거짓말을 한다. 참으로 낯이 두껍다.
지난 2008년 정권 교체 후 KBS 사장이 해임되자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은 '헌법 무시 쿠데타'라고 했었다.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뭔가. 내가 하면 옳고 상대편이 하면 쿠데타라고 한다. KBS와 MBC는 정권을 잡은 세력의 전리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감출 생각도 하지 않는다.
지난 정권에서 MBC 직원들을 평소 직무와 상관없는 한직으로 보낸 것을 부당노동행위라고 지금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 그런데 사장이 강제 교체된 뒤 MBC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KBS도 그럴 것이다. 방송사가 아니라 여야가 뒤바뀌는 정치판과 다를 게 없다. 이렇게 정권이 방송을 장악하는 데 앞장선 곳이 방통위다. 얼마 전엔 방송 재허가 심사를 구실로 자신들 입맛에 맞는 방송을 하라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간판만 방통위이지 실은 방송장악위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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