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에 강림한 저승사자.. 저승 판타지가 뜬다
"권선징악의 카타르시스 통해 독자의 '자기반성' 끌어내기도"
죽었는데 끝이 아니었던 것이다. "제가 지금 죽어본 게 처음이라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거든요?" 대한민국의 평범한 38세 직장인 김자홍이 저승사자를 따라 49일간 일곱 번의 재판을 받는 웹툰 '신과 함께'가 그런 경우다. 이미 2012년 연재가 끝났지만 꾸준한 인기 덕에 지난 6월 환생해 재연재되고 있고, 동명 영화가 개봉 열흘 만에 관객 동원 500만명을 넘기면서 새 생명을 얻었다. 단행본 판매 수치도 고무적. 애니북스 관계자는 "누적 발행 부수가 70만부에 달하고 지속적으로 중쇄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달 들어 전월 대비 판매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저승사자의 강림으로 웹툰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 '2017 대한민국 만화대상' 우수상을 받은 웹툰 '쌍갑포차'는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사바세계를 위로하는 의문의 포장마차 얘기로, 포장마차 음식을 소재 삼아 그에 얽힌 곡절과 울분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옴니버스 형식. 지난해 6월 연재를 시작해 시즌 3까지 나왔고, 지난달 단행본으로도 출간됐다. 반응이 뜨거웠던 '달걀말이'편의 경우 실종된 다섯 살 외동아들이 미국에 입양됐다가 병을 얻은 채 친모와 재회하는 줄거리로 저승사자가 아들을 데리러 강림하나 쌍갑포차 주인과 도깨비의 도움으로 수명이 연장된다. "엄마, 까치는 누가 머리 빗겨줘?" 과거의 아들이 묻고, 답을 못해준 친모에게 수십년이 지나 포장마차 주인이 알려주는 "까치 엄마가 빗겨주지" 같은 대사 탓에 눈물 젖은 댓글이 빗발친다. 다음웹툰 한송이 편집장은 "저승이라는 무대 자체가 판타지이므로 일차적 호기심을 자아내기 쉽다"면서 "이승의 사건을 중심으로 과거·현재·미래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저승은 판타지적 연출과 산 자와 사자(死者)의 접점을 바탕으로 감동을 끌어내기 용이한 소재로 평가받는다. 이미 저승 콘텐츠는 '저승GO'(2017) '저승에서 만난 사람들'(2015) 등 다수의 웹툰으로 제작됐고, 영화·드라마 등 장르를 막론하고 뻗어나가고 있다. 저승 콘텐츠를 규정하는 두드러진 특징은 권선징악과 이에 따른 카타르시스. 박석환 만화평론가는 "저승의 서사는 귀신과 내세(來世)를 다루는 전형적인 한국적 콘텐츠로 '자기반성'을 야기한다"면서 "비현실 공간에 재현된 현실의 삶을 보여주면서 독자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코드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저승사자가 있으면 반드시 원귀(寃鬼)가 있고, 때문에 액션은 필연. 3년째 연재 중인 인기 웹툰 '서북의 저승사자'는 한 무뚝뚝한 저승사자가 운명이 임박한 여고생을 황천길로 인도하러 이승에 왔으나, 죽은 할머니의 공덕으로 여고생의 사망 시각이 70년 연기되면서 임무 완료를 위해 여고생 곁에 머물며 각종 잡귀를 처치하게 되는 코믹 액션 만화다. 저승사자는 고로 지속적인 위기를 맞는다. 지난 1월까지 절찬리에 연재되던 웹툰 '203호 저승사자'는 갑작스레 휴재를 맞고 말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황당 개그를 구사하는 저승사자라는 설정 덕에 10~20대 독자의 인기가 많았다"면서도 "작가의 군입대로 부득이 시즌 1을 종료하게 됐다"고 말했다. 저승사자도 입영통지서 앞에선 어쩔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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