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청, '일·가정 양립' 대신 '일·생활 균형'으로
[경향신문] ㆍ“1인·한부모 가구 등 다양한 형태 가족 배제 우려” 용어 대체

청와대가 ‘일·가정 양립’이라는 표현을 지양하고 ‘일·생활 균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로 했다. 일·가정 양립 정책이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핵가족을 ‘정상 가족’으로 보는 측면이 있어 1인·한부모 가구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배제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통화에서 “일·가정 양립이라는 표현은 이른바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와 맞닿아 있어 앞으로 이 표현을 쓰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6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도 전날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저출산 대책 핵심과제가 일·생활 균형”이라며 일·가정 양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동안 일·가정 양립은 2008년 개정된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사용되는 등 이 영역을 포괄하는 공식 용어였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난 7월 발표한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를 보면 일·가정 양립과 일·생활 균형이 혼용되고 있는데 일·가정 양립이 더 자주 사용됐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일·가정 양립에서 일·생활 균형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많이 논의되고 있다. 비혼으로 인한 1인 가구, 한부모 가구 등을 정책 대상에 포괄하기 위한 것이다. 2010년 설립된 일가정양립재단은 2014년 5월 명칭을 일생활균형재단으로 바꿨다.
2014년 1월 ‘일·생활 균형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지금까지 일·가정 양립 정책은 저출산 문제를 중심으로 보육, 출산 전후 휴가, 육아휴직에 치중돼 상대적으로 노동자가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 확보와 노인 등 가족구성원을 돌보는 노동자에 대한 정책이 미흡했다”는 것이 발의 이유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생활 균형에서 ‘생활’은 기혼자, 미혼자, 자식이 있는 사람, 자식이 없는 사람 등 모든 개인의 생활을 말한다”며 “일·생활 균형은 결혼한 부모와 자녀가 있는 가정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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