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 때아닌 원지 부족, 골판지 업계 '비상'

신아름 기자 2017. 12. 2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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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누적 골판지 원지 생산량 전년比 6.4% 늘었지만 재고량 26% 줄어.."원지 수급 불균형은 세계적 현상, 당분간 지속될 것"

골판지 원지 수급 불균형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골판지 상자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는 겨울철로 접어들었음에도 이 같은 상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은 최근 골판지 원지업체들에 '골판지 원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은 중소 골판지 상자제조업체들이 주요 회원사로 있는 단체다.

조합은 이 공문에서 "골심지를 중심으로 골판지 원지의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정상적인 생산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수급 불균형이 특히 심한 지종은 골심지로, 규격 'S120', 'B150'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심지는 골판지 중간에 골을 만들어 완충 역할을 하는 골판지 원지의 한 종류다. 조합은 이렇게 부족한 골심지마저도 해당 원지 생산업체가 계열관계에 있는 상자업체들에 우선적으로 공급하면서 나머지 업체들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올 들어 국내 골판지 원지 수급은 빠듯하게 유지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골판지 원지 총 생산량은 380만7768톤으로, 전년 동기의 357만8112톤 대비 6.4%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재고량은 10만1595톤으로 전년 동기(13만7116톤) 대비 25.9% 감소했다. 수요가 공급에 비해 더 크게 늘면서 수급 불균형이 가속화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10일치 이상의 재고량을 보유해야 안정적인 수급을 유지할 수 있다"며 "현재 골판지 원지 재고량은 그 절반에 해당하는 4~5일치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는 겨울철로 접어들었지만 이같은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가 세계적인 현상인 탓에 단시간 내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한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국제 폐지가격이 그 근거다. 글로벌 제지전문 연구기관 RISI에 따르면 골판지 등 포장재 산업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원자재인 국제 폐지가격이 오름세다. 9월 기준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의 골판지 원지 평균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20~30% 상승했고, 같은 기간 미국 역시 40~50% 올랐다.

여기에 골판지 원지업체인 한솔페이퍼텍 노동조합이 최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당분간 원지 부족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솔페이퍼텍 노조는 사측의 무노조 경영 방침 철회, 노동권 보장 등을 촉구하며 지난 12일 파업에 돌입했다.

원지업계 한 관계자는 "비수기로 꼽히는 겨울철에 올해처럼 원지 수급이 이례적으로 타이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수급 불균형이 특히 심한 지종은 생산을 확대하는 등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원지업체들도 나름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름 기자 peu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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