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27일 결심 공판..핵심 쟁점은

전효진 기자 2017. 12. 2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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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재판이 오는 27일 결심(結審) 공판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항고심 선고는 내년 1월말이나 2월초쯤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제공하거나 주기로 약속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 부회장에 대한 공소장은 지난 3개월간 진행된 2심에서 세차례 변경됐다. 항소심 핵심 쟁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총 4차례 독대자리에서 경영권 승계 등 부정한 청탁이 존재했는지 여부 ▲1심서 무죄판결을 받은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관련 단순 직접 뇌물죄 인정 여부 ▲승마 지원 관련 ‘부정청탁' 가능성을 다퉈야하는 제3자 뇌물죄 인정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공소장 3차례 변경된 이재용 항소심 재판...27일 마무리

오는 27일 서울고법 형사 13부(재판장 정형식)는 이 부회장과 삼성 수뇌부 (최지성·장충기·박상진·황성수)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고 특검팀의 구형량을 듣는 결심 공판을 진행한다. 특검팀은 항소심에서 ▲2014년 9월 12일 이른바 ‘0차 단독 면담'의 부정청탁 가능성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단순 뇌물혐의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 제3자 뇌물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검찰은 1심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 부회장 등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 한국동계스포츠 영재센터에 16억원을 건네고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213억원(약속 금액 포함)의 승마지원을 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1심은 이 중 특검이 부정청탁을 전제로 하는 제3자 뇌물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에 대해 “청와대 주도로 이뤄진 출연 과정에 강압적인 측면이 있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대부분 유죄가 인정됐다.

특검은 항소심에서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재단 설립 출연금을 대신 부담했다”며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에 단순 뇌물혐의를 추가했다. 제3자 뇌물혐의의 경우 특검이 뇌물 공여자와 수수자 사이의 ‘부정청탁'을 입증해야 하지만 단순 뇌물 혐의에 대해선 부정청탁 여부와 상관 없이 재단에 건넨 돈을 박 전 대통령이 받은 것과 같이 볼 수 있다는 내용의 수수자간 공모관계만 입증하면 된다.

특검팀은 단순 뇌물혐의로 기소했던 삼성의 정유라씨 승마지원 부분과 관련해서도 “단순뇌물죄 뿐만 아니라 ‘부정청탁' 가능성의 제3자뇌물죄까지 예비적으로 추가한다”고 밝혔다. 예비적 추가란 한 혐의를 우선적으로 보되, 유죄 인정이 안될 경우 다른 혐의를 추가 적용해 달라는 뜻이다.

특검팀은 항소심에서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세 차례 단독면담 외에 이른바 ‘0차 독대'인 2014년 9월12일 단독면담도 공소사실에 추가했다. 안 전 비서관은 “면담 당시 이 부회장을 안내했으며 명함을 전달받아 휴대전화 번호를 저장했다”고 말했으나 독대일이 1차 독대일(2014년 9월 15일) 이전인지는 특정하지 못했다.

삼성 변호인단은 “(0차)면담을 앞두고 문건을 작성한 롯데나 SK와 달리 삼성은 사전 준비가 없었다"며 “안 전 비서관의 진술은 구체성이 결여돼 있고 객관적 증거에 반하는 내용으로 신빙성을 부여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 ‘비선실세' 최순실씨 증언, 재판부 얼마나 받아들일까

항소심에선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주변인들의 증언을 재판부가 얼마나 받아들일지도 변수다.

최씨는 증언을 거부했던 1심 때와 달리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에 출석해 “말은 원래 삼성 소유"라며 특검팀이 제기한 ‘말 세탁'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법조계에서는 말 소유권이 삼성에 있다는 최씨의 진술이 재판부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는 물론이고 이와 연결된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혐의 등의 감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2016년 9월 당시 최씨는 비덱스포츠 명의로 말 중개상인 헬그스트란드와 ‘비타나V’, ‘살시도’를 ‘블라디미르’와 ‘스타샤’로 교환하고 차액을 청구하는 내용으로 말 교환 계약을 맺었다. 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삼성과 최씨가 공모해 이른바 ‘말 세탁’을 했다고 주장해왔다. 말 소유권이 최씨 측에 넘어갔기 때문에 이런 교환이 가능했을 것이란 논리다. 이에 1심에서는 말 세탁을 위한 마필 매매 및 교환 계약이 최씨 모녀 지원을 숨기기 위한 허위계약이라고 판단하고 이 부회장에게 범죄수익 은닉 혐의 등에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최순실씨가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조선일보DB

그러나 최씨는 지난 2016년 8월 삼성과 말 중개상 헬그스트란드와 체결한 마필 교환 계약에 대해 “애초에 말 소유는 삼성”이라며 “다만 삼성이 갑작스럽게 더는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통보해 서둘러 다음 달 말 교환을 시도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특검팀이 최씨가 임의대로 교환을 시도한 것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자 최씨는 “‘블라디미르’와 ‘스타샤’ 등 좋은 말이 시장에 급하게 나와 (삼성에) 물어볼 시간적 여유도 없이 계약을 체결했다”며 “비록 말들이 삼성 소유라는 것을 알았지만, 삼성이 지원 중단을 선언하자 어떻게든 한 번 해보려고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삼성이 교환을 중단시켰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삼성의 승마지원은 (승마 인재 육성 관련) ‘로드맵’에 따른 것에 불과하다”며 딸 정유라씨에 대한 단독 지원 의혹을 부인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단 한번도 딸의 승마 지원을 부탁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씨의 증언은 앞서 1심 재판에 기습적으로 출석해 증언한 딸 정유라씨의 발언과 반대되는 것이어서 재판부가 어디까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1심 재판에서 정씨는 “엄마가 ‘말을 돈 주고 살 필요가 없다', ‘삼성 말을 네 것처럼 타라'고 말했다"고 증언했으며 1심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승마 지원 중 직접 지급한 73억원을 직접 뇌물로 인정했다.

이 밖에 항소심 재판에서는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나와 최씨로부터 “2014년 아시안게임 무렵 최씨가 '승마협회 회장사를 한화에서 삼성으로 바꿔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박 전 전무는 최씨로부터 “삼성이 말을 사준다고 했지 언제 빌려준다고 했느냐"는 발언도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최씨는 이에 대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고 이들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며 특검팀의 ‘플리바기닝’(수사 협조자 처벌 면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 삼성, '0차독대' 존재하지 않아...부정청탁도 부인

삼성측은 특검의 주장에 대해 부정청탁 자체가 아예 없었으며 모든 지원은 강요에 의한 행위라고 재차 강조했다.

부정청탁 가능성을 다투는 '0차 면담'과 관련해 삼성 변호인단은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실 김건훈 전 행정관이 작성한 '대기업 등 주요 논의 일지' 등을 근거로 들며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삼성 변호인단은 “9월 15일(1차 면담) 대구에서 면담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안가 면담은 필요 없었다”, “15일까지 삼성 대기업 주요 논의일지 말씀자료는 계속 수정 중이었다”며 9월 12일 면담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의 명함에는 개인 휴대전화번호가 기재돼 있지 않다"며 안 전 비서관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삼았다.

삼성 변호인단은 또 특검팀이 부정청탁의 근거로 들었던 청와대에서 만든 재계 면담 자료와 관련, "기업의 현황과 애로사항을 파악하려는 정부에 삼성이 일반적인 업무처리 과정의 일환으로 제공한 자료일 뿐"이라며 "부정한 청탁과 뇌물수수 관계로 엮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라고 지적했다. 삼성 변호인단은 "행정규제기본법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를 두고 있다"며 "이같은 규제개혁 노력은 앞선 김대중, 노무현 정부 등에서도 있었고 기업은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해 달라고 건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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