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승없는 KLPGA 신인왕' 장은수 "내년엔 우승트로피 들어볼래요"

권혁준 기자 2017. 12.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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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LPGA 신인왕 장은수가 20일 뉴스1과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17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다승,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 평균타수상 등 주요 타이틀을 독식한 이정은(21·대방건설)은 지난해 신인왕 출신이다. 그는 우승 한 번 없이 신인왕에 오른 뒤 이듬해 투어를 접수했다.

올해 신인왕에 오른 '짱블리' 장은수(19·CJ오쇼핑)도 작년의 이정은과 닮은 꼴이다. 1승을 차지한 박민지(19·NH투자증권)와 마지막까지 치열한 승부를 벌였지만 마지막에 웃은 쪽은 우승이 없는 장은수였다.

이정은과 최혜진(18·롯데)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2018년이지만, '우승없는 신인왕'의 계보를 잇는 장은수 역시 주목해야 할 신예임에 틀림이 없다.

뉴스1이 최근 그를 만나 올해를 돌아보고 내년을 이야기했다. 이제 갓 스무살이 된, 앳된 소녀의 당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신인상 수상 후 눈물을 쏟았던 장은수.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Δ"우승 없지만, 1등의 중압감은 충분히 느꼈어요"

장은수는 올 시즌 무려 28개 대회에 출전했다. 신인으로서 출전 가능한 모든 대회에 나선 것이었다. 체력 부담이 없지 않았지만, '신인왕'이라는 목표를 위해 묵묵히 앞을 보고 달렸다.

그는 "사실 너무 빠른 시점에 (박)민지가 우승을 해서 오히려 부담을 덜었다. 신인왕은 당연히 민지가 할 줄 알았다"면서 "원래 '슬로 스타트' 기질이 있긴 하지만 시즌 초반 감이 워낙 안 좋았다. 거기에만 집중을 했다"고 말했다.

워낙 많은 대회에 나서다보니 힘도 들었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서서히 감각을 찾았고, 후반기에는 신인왕 포인트에서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장은수는 "역전을 하고 나니 오히려 스트레스가 컸다. 힘들어도 대회에 빠질 수가 없겠더라"면서 "따라가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압박감이 컸지만 그래도 집중해서 지켜낸 게 뿌듯했다"며 웃어보였다.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왕을 차지했다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다. 필드에서는 언제나 차분함을 유지하던 장은수도 지난달 열린 KLPGA 시상식에서는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울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올라갔는데 앞에 계신 부모님을 보니 울컥했다. 외동딸이라 그런지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좀 더 있는 것 같기도 하다"며 쑥스러운듯 미소지었다.

값진 신인왕이지만 스스로도 '우승없는 신인왕'인 것은 '옥에 티'라고 생각한다고.

장은수는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준우승)이나 카이도 오픈(4위)은 특히 아쉬운 대회였다. 하이원리조트 오픈(16위)에서는 1라운드 때 잘 치다가 파5에서 11타를 친 적도 있었다"면서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도 많이 배우고 느끼고 성장한 한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은수와 반려견 '산들'이. (장은수 제공) © News1

Δ느긋한 성격과 집중력…"골프랑 잘 맞지 않나요?"

장은수는 자신이 가진 최대 장점으로 '성격'을 꼽았다. 낙천적이고 조급하지 않은 성격이 골프랑 잘 맞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골프는 안 된다고 화를 내면 더 안 된다. 기다려야 하는 스포츠인데 내가 그렇다. 아버지를 닮았다"면서 "시즌 초반에 안 될 때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잘 되겠지', '시즌이 길다'며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고 설명했다.

어렸을 적 최나연, 전인지 등을 롤모델로 삼았던 것도 비슷한 이유다. 장은수는 "차분해 보이고 감정기복이 심하지 않은 선수들이 좋았다. 그런 모습을 닮고 싶었다"고 말했다.

집중력도 상당하다. 장은수는 시즌 중반 이후 체력이 떨어지면서 스윙이 흐뜨러졌다. 스윙이 바뀌면서 구질도 드로우(오른손잡이 기준 왼쪽으로 휘는 구질)에서 페이드(오른손잡이 기준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백스핀이 발생)로 바뀌었지만, 이를 극복해냈다.

장은수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것에 맞춰서 쳤다. 샷 한 번을 할 때마다 많은 생각과 계산을 해야하는 게 힘들었지만 잘 대처한 것 같다"면서 "오히려 후반기 성적이 더 좋았다"며 웃어보였다.

기본적으로 운동신경이 좋은 편인데다 느긋한 성격과 집중력까지 갖추고 있기에 골프 선수로서는 더할 나위없는 조건이다.

후반기 성적 상승의 이유 중 하나로는 반려견을 꼽기도 했다. 지난 5월부터 키우기 시작한 푸들 '산들'은 장은수에게는 '힐링'의 존재였다.

그는 "기분이 좋아야 골프도 잘 된다. 형제가 없어서 외로운 느낌이 있는데 정말 좋다. 성적이 좋아지는 데 분명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연습 스윙을 하고 있는 장은수.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Δ"내년엔 1승 목표…'반짝'보단 꾸준함이 좋아요"

내년 시즌 목표는 당연히 데뷔 첫 우승이다. 올해 이정은만큼의 '대활약'을 꿈꾸기 보다는 한 발, 한 발 목표를 향해 달리겠다는 각오다.

장은수는 "주변에서 이정은 프로 이야기를 하면서 기를 불어 넣어 주시지만, 쉽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우선 첫승을 빨리하고 싶은 게 목표고, 최대한 많은 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필드 위에서의 각오는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다. 올 시즌에는 신인왕 수성을 위해 좀 더 방어적인 플레이를 했지만, 내년에는 좀 더 과감한 플레이도 펼치겠다는 생각이다.

전지훈련 기간에는 흔들렸던 스윙을 다시 가다듬을 계획이다. 장은수는 "가장 어려운 게 스윙을 고치는 것이다.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 더 힘들다"면서도 "이걸 해야 내가 목표를 이룬다는 생각으로 나 자신과 싸운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이제 두 번째 시즌을 치르지만 장은수의 '로드맵'은 분명하다. 조금씩 발전하면서 꾸준하게 흔들림없는 선수로 기억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장은수는 "잠깐 '반짝'하는 선수보다는 꾸준히 흔들림없이 자기 자리를 지키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게 더 어려운 일이고, 그래서 더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장은수 프로필 Δ1998년 4월16일 경남 창녕 출생 Δ신장 165cm Δ동포초-창원 대산중-창원 사파고-연세대 재학중 Δ초등학교 4학년 골프 입문 Δ2014~2015년 골프 국가대표 Δ2017년 KLPGA 정규투어 데뷔 Δ2017시즌 28개 대회 출전, 23회 컷통과. 톱10 7번. 상금 2억3670만4903원. Δ2017 KLPGA 신인왕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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