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나에 가서 만난 운명 피치 파스타의 쫄깃한 맛


시에나는 한때 피렌체에 버금갈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1300년대 페스트가 대유행하면서 인구의 절반을 잃게 된다. 이후 1559년 토스카나 대공국에 흡수된 뒤 피렌체와의 경쟁에도 밀려 쇠락의 길을 걷는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사람들에게 잊힌 덕분에 현재까지도 중세의 모습이 잘 보존되고 있다. 시간은 오래 흘렀지만 여전히 전성기 때의 건축물과 르네상스 시대의 문화재가 남아 있는 매력적인 도시다. 나는 '시타(Sita)' 버스를 타고 1시간30분을 달려서 시에나에 도착했다.



피치(Pici)는 손으로 말아서 만드는 굵은 파스타의 일종으로 토스카나 주의 시에나에서 유래했다. 반죽은 보통 밀가루와 물을 기본으로 하고 만드는 사람에 따라 달걀을 넣어 만들기도 한다. 굵기는 가락국수면보다 조금 가는 편인데 이 파스타는 크기가 정해진 게 없어서 만드는 사람에 따라 길이나 굵기도 달라진다고 한다.
이탈리아에는 정말 많은 종류의 파스타가 있다. 파스타(Pasta)는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통칭하는 이탈리아 말인데, 우리나라에선 한때 '스파게티'가 '파스타'를 대신하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도 있었다. 이젠 흔한 상식이 됐지만 스파게티는 파스타의 한 종류다. 파스타는 길이에 따라 롱 파스타와 쇼트 파스타로 나눌 수 있다. 롱 파스타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스파게티를 비롯해 탈리아텔레, 링귀니, 페투치니 등이 있고, 숏 파스타에는 펜네, 푸실리, 마카로니 등이 있다. 그 밖에도 속을 채워 만드는 (우리나라의 만두와 유사한) 라비올리와 수프에 넣어 먹는 작은 파스타인 스텔리네 등 그 숫자만 해도 350여 가지에 이른다.
파스타는 반죽 상태에 따라 '생 파스타(fresh pasta)'와 '건 파스타(dry pasta)'로 나뉜다. '생 파스타'는 일반 밀가루에 달걀과 물, 올리브오일을 넣어 반죽한 부드러운 면이라 짧은 시간 내에 섭취해야 한다. '건 파스타'는 세몰리나 가루에 물을 넣어 반죽한 뒤 말린 면이라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 건 파스타는 시칠리아에서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곳은 듀럼 밀이 잘 자라고 물 맛이 좋고 햇볕과 바람이 잘 통해 파스타를 만들기에 딱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반면 토양이 비옥하고 달걀이 풍부한 북부에선 생 파스타가 발달했다. 어느 면이 더 좋다기보다는 어디에 쓰이느냐에 개인적인 선호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나라에선 주로 '건 파스타'를 이용한 요리들이 선보였는데, 최근에는 '생 파스타'를 쓰는 레스토랑도 늘고 있다.

파스타에서 면이 50%를 맡는다면 나머지 절반은 소스의 몫이다. 면에 어울리는 소스를 선택하는 일은 중요하다. 거친 느낌의 '건 파스타'에는 올리브오일 베이스의 토마토소스나 해산물 소스가 어울리고, 소스를 잘 흡수하는 부드러운 '생 파스타'에는 크림 베이스의 소스가 더 어울린다. 가늘고 긴 파스타에는 가벼운 소스, 두껍고 넓적한 파스타에는 무거운 소스, 모양이 복잡하거나 가운데 구멍이 있는 파스타에는 소스가 잘 배어 있을 수 있도록 걸쭉한 소스가 어울린다. 예를 들어 넓적한 칼국수 모양의 탈리아텔레에는 어떤 소스가 어울릴까? 라구 소스(토마토 미트 소스)라면 '굿 초이스'가 될 것이다.




[정영선 요리연구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현대차 '아반떼' 세계서 세번째로 많이 팔려..1위는?
- 공학한림원 선정 100대 기술..2025년 서울 시민의 하루
- 항공권 최대 규모 할인행사..일본 3만9400원부터
- 홈쇼핑서 판매하는 여행상품, 저렴한 까닭은
- 김동연 "10조원 펀드 조성해 혁신기업 선제적 지원할 것"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AI가 실시간으로 가격도 바꾼다…아마존·우버 성공 뒤엔 ‘다이내믹 프라이싱’- 매경ECONOMY
- 서예지, 12월 29일 데뷔 11년 만에 첫 단독 팬미팅 개최 [공식]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