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 4년 가까이 이어진 세월호 촛불, 이번이 마지막

윤성효 입력 2017. 12. 1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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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13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세월호 창원촛불'이 마지막으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들은 4년 가까이 해온 데다 세월호 인양이 있었고, 일부 미수습자 장례도 치러진 상황에서 이날 마지막 촛불을 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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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부터 시작된 촛불..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세월호, 힘 보탤 것"

[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세월호 창원촛불'이 13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연 마지막 촛불문화제에서 강만호씨가 공연하고 있다.
ⓒ 윤성효
 '세월호 창원촛불'은 13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마지막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13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청소년과 노동자, 주부 등 다양한 시민 20여 명이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참석했다.

'세월호 창원촛불'이 마지막으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들은 2014년 5월부터 4개월 정도는 거의 매일 이곳에서 촛불을 들었다가 매주 수요일마다 촛불문화제를 열어 왔다.

그리고 이들은 세월호 인양 뒤부터 매달 둘째주 수요일마다 촛불을 들었다. 이들은 4년 가까이 해온 데다 세월호 인양이 있었고, 일부 미수습자 장례도 치러진 상황에서 이날 마지막 촛불을 든 것이다.

이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리고 명절을 앞두고서도 정해진 날짜에는 꼭 촛불을 들었다. 지금까지 이들한테 수요일 저녁에 제일 중요한 일은 촛불이었던 것이다.

대학생 하승우씨와 사회에 진출한 박성준씨는 3년전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창원촛불'의 일원으로 함께해왔다. 또 이효정(21)씨는 "그동안 가끔 나왔는데 오늘은 마지막이라 해서 왔다"라며 "아직 세월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거의 매번 촛불에 참여해 온 강오선(48, 주부)씨는 "그동안 이곳에서 촛불을 들고 있을 때 크게 방해하는 사람들은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호응해주었다는 게 앞으로 우리나라가 희망적이라 여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을 그만둔 게 아니다. 계속해서 관심을 가질 것"이라 했다. 간혹 노래를 부르기도 했던 김산(지역가수)씨는 "마지막 촛불이라 하는데, 이는 또 다른 시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창원촛불'이 13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연 마지막 촛불문화제에서 고 허다윤 양 어머니 박은미씨와 고 조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씨가 발언하고 있다.
ⓒ 윤성효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도 함께했다. 박은미(허다윤 어머니), 이금희(조은화 어머니)씨가 안산에서 이곳까지 찾아온 것이다. 이들은 "고맙다"는 말을 계속 했다.

박씨는 울먹이며 "추운 날씨에 함께해줘 고맙다. 딸이 바다 속에 있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 없는 아픔이다. 지금까지 버텨왔던 것은 여러분과 같이 많은 분들의 덕분이라 생각한다"라며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을 어떻게 갚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열심히 살겠다. 사랑하는 가족을 마음껏 안아주고 행복하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배가 올라왔지만 아직 가족을 못 찾은 분들이 있다. 내년 3월에 배가 바로 세워진다고 하는데, 그때까지 나머지 가족들도 다 사랑하는 가족을 만날 수 있기를 빈다"라며 "사람의 생명이 가장 중요하다. 4년 가까이 촛불을 들어 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고 인사했다.

시민들은 "별이 된 아이들이 묻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밝혀졌나요?" "기억하고 행동합시다.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합니다. 우리가 지켜봅시다" "함께해주신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은 계속돼야 합니다"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김유철 시인은 "다시 그 날을 생각한다"는 시를 지어와 낭송했다. 다음은 시 전문이다.

 '세월호 창원촛불'이 13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연 마지막 촛불문화제에서 김유철 시인이 추모시를 낭송하고 있다.
ⓒ 윤성효
다시 그 날을 생각한다

사일육 그날
이천십사년 사월십육일 그날
진도앞바다 맹골수도가 몸부림치던 그날
삼백네명이 가만있으라는 말 한마디에 수장되던 그날

침몰한 것은 세월호가 아니라
사람의 생명이었으며
도망친 것은 선장이 아니라
사람의 길이었으며
속수무책인 것은 청해진해운이 아니라
나라의 공권력이었다

두려웠다
이 나라가 어디로 갈 것인지
무서웠다
사람들의 양심이 어떻게 될 것인지
증오했다
무능력하고 무자비한 이 나라의 우두머리들을

일천구십일일만에 물 위로 올라온
세월호의 찢기고 부서진 몰골 앞에
무릎을 꿇고 다짐하며
다시 일어서려 한다

가녀린 촛불에서 시작하여
타오르는 횃불을 만들어
온 사위를 밝히고
인간 생명의 존중과 자본의 올바른 흐름과 인간 양심의 제자리를
이제 세월호의 그림자에서 시작하려 한다

세월호의 영령들이여
이 나라를 바라보시고 지켜주소서
우리 모두를 평화와 생명의 자리에 서게 하소서

 '세월호 창원촛불'은 13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마지막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세월호 창원촛불'은 13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마지막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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