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조위 방해' 해수부 자체조사 부실

김형규·김원진 기자 입력 2017. 12. 12. 21:49 수정 2017. 12. 1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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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감사관실 “박근혜 해수부서 조직적 방해·활동기간 축소”
ㆍ‘의혹 문건’ 작성자 누락…인양 고의지연 의혹도 못 밝혀

박근혜 정부 시절 해양수산부 공무원들이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진상규명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사실이 자체 조사 결과 드러났다. 하지만 특조위에 몸담았던 인사들은 “지난 9월부터 조사를 진행했음에도 책임자와 최초 지시자는 하나도 거론하지 않았다”며 부실 감사라고 반발했다.

류재형 해수부 감사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세월호 특조위 업무방해 여부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수부는 2015년 11월 언론에 공개된 ‘세월호 특조위 관련 현안 대응’ 문건이 해수부 내부에서 작성됐다고 밝혔다. 문건에는 특조위의 박근혜 전 대통령 의문의 7시간 조사 의결을 막기 위해 ‘여당 추천위원 전원 사퇴 의사 표명’ ‘여당 추천위원과 해수부 파견 공무원 간 소통 강화’ 등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해수부는 해당 문건을 세월호인양추진단 직원들이 사용하던 업무용 e메일에서 발견했다. 인양추진단 실무자는 조사 과정에서 상부 지시를 받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해양수산비서관실과 협의하며 문건을 작성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해수부 측은 구체적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 권영빈 전 특조위 상임위원은 “해수부가 대응 문건 작성자와 보관자,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 밝히지 않은 것은 굉장히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해수부 공무원들이 특조위의 활동 시작 시점에 대한 법률자문 결과와 법제처 해석을 무시하고 임의로 특조위 활동기간을 축소한 사실도 확인됐다.

세월호특별법이 정한 특조위 활동기간은 ‘그 구성을 마친 날로부터 1년6개월’이었다. 특조위는 2015년 8월에야 예산과 인력이 확보돼 직원들이 첫 출근을 시작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특조위 활동 개시일이 특별법이 시행된 2015년 1월1일이라며 2016년 6월 말 특조위를 강제 해산시켰다.

해수부는 2015년 2~5월 6곳에 법률자문을 의뢰해 특조위 활동 개시일을 그해 2월 말 혹은 8월 초로 봐야 한다는 결과를 받았지만 수용하지 않았다. 법제처 역시 비슷한 의견을 냈지만 해수부는 묵살했다. 전 특조위 조사관은 “해수부 발표 결과만 보면 윗선이 청와대인지, 당시 여당인지, 해수부 내부인지 불분명하다”며 “당시 해양정책실장으로 세월호 특조위 업무를 진두지휘했던 연영진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 원장 등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은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인양을 고의로 지연했다는 의혹이 제기돼왔음에도 이번 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해수부는 지난 9월18일 김영춘 장관의 지시에 따라 내부 조사를 벌여왔다. 해수부는 특조위 활동 방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조사방해에 연루된 공무원은 10명 내외로 전직 해수부 고위공무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규·김원진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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