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실은 빵빵하게 틀면서..특수학급 에어컨 사용금지한 교장

2017. 12. 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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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 고통 호소에도, 지난해 하절기 내내 가동 안해
"지원 습관되면..부모가 자살하고 싶어 질 것" 막말도
인권위, 헌법 부정하는 '장애 학생 차별 행위' 징계 권고

[한겨레]

국가인권위원회 포스터 갈무리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섭씨 32.3도의 무더위에도 특수학급만 에어컨 가동을 못하게 하는 등 장애 학생을 차별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혼자 근무하는 교장실은 에어컨이 빵빵하게 가동됐다.

8일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 결정문을 보면, 인천에 있는 ㅈ초등학교 교장은 2016년 하절기 에어컨 가동 시간표를 만들어 행정실에서 자동 제어하도록 지시했다. 교장은 23개 학급 가운데 특수학급 2개반(저학년반, 고학년반 각 3명)은 학습시간에는 가동하지 못하도록 했다. 다만 저학년 특수반만 점심 1시간 동안 가동하도록 했다. 지난해 6월21일부터 9월23일까지 이같이 운영됐다.

지난해 인천에서 제일 무더운 날로 기록된 7월21일, 밖의 온도가 섭씨 32.2도까지 치솟았지만, 특수반의 에어컨은 가동되지 않았다. 당시 교장이 혼자 근무하던 교장실에는 오전 9시8분부터 오후4시까지 에어컨이 가동됐다. 당시 한 특수반 학생이 “다른 반은 에어컨 틀어주는데, 여기는 왜 안 틀어요”라며 더위를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특수학급 교사가 교장과 행정실에 하절기 에어컨 가동을 호소했지만, 교장은 버럭 화를 내기 일쑤였다. 피해 학생들은 땀띠 등 신체적 고통에 시달렸다.

이 교장은 또 특수학급의 특수교과운영비 집행도 제대로 못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모 교장으로 부임한 뒤 2014년 74%, 2015년과 2016년은 각각 45%만 집행했다. 인권위는 교장이 특수 활동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어하고, 남긴 예산을 책상 개선, 페인트 공사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교장은 특수교사가 1인당 2만원의 제과제빵 체험학습 예산 집행계획을 보고하자 “지원을 과도하게 받은 장애 학생은 습관이 된다. 학교를 졸업하면 부모가 책임을 진다. 학부모가 힘들어 자살하고 싶어질 것”이라는 취지의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인권위는 특수학급 2곳만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거나 특수교과운영비의 집행을 거부하는 행위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취지에 반하고, 헌법 제11조에서 보장하는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지난 5일 인천시교육청에 교장에 대한 징계 권고와 함께, 교장에게 인권위가 주관하는 장애인 인권교육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 6월 진정서가 접수됨에 따라 조사를 벌여왔다.

인천시교육청은 교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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