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수 2배 부풀린 민주당..'박스떼기' 경선 재현되나

조진영 2017. 12. 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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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권리당원 79만명"
공식발표 150만명의 절반수준 '당원 뻥튀기'
野 "계좌번호 오류 감안해도 과도한 수준"
2007년 정동영 캠프 '박스떼기' 논란 재현 우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권리당원은 79만명”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발표한 권리당원(150만명, 9월 말 기준)의 절반수준이어서 ‘당원 뻥튀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 경선이 ‘동원 선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추미애의 고백 “권리당원 150만 아닌 79만명”

추 대표는 이날 오후 ‘더민주ON정모’를 열고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당원들과 만났다. 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150만 시대를 맞이하여 디지털 네트워크 정당으로 진화한다!’고 사전 홍보했다.

추 대표는 이 자리에서 “약정당원이 150만명을 넘어섰다. 그런데 이걸 주의해서 들어야한다”며 “지금 당비가 빠져나가는 당원. 권리당원은 79만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원들이) 정확하게 주민번호를 적지 않거나 핸드폰 결제에 기술적으로 막아놓은 것들이 좀 있다”고 설명했다. 권리당원이 되겠다고 당원가입 신청서를 냈지만 실제로 자격을 갖춘 사람은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추 대표의 “79만명” 발언으로 ‘당원 수 부풀리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은 권리당원이 24만명(6월초)에서 150만명(9월 말)으로 석 달동안 6배 이상 늘었다고 발표했지만 허수가 절반에 가깝기 때문이다. 한 자유한국당 당직자는 “전산오류나 계좌번호 기입 실수 등을 감안한다고 해도 당비를 납부한 당원이 공식 발표한 당원 수의 절반 수준인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100만 당원” 외친 민주당 ‘페이퍼당원’만 늘렸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지난 8월 27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민주당은 100만당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아울러 정당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권리당원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촛불혁명’으로 출범한 문재인정부가 ‘국민의 권리’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당의 공천권을 당원에게 돌려주겠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기본으로 지자체장 후보를 결정한다. 지방선거 출마자 입장에서는 권리당원이 중요해졌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원수가 급증했다. 전북도당의 경우 8월 한 달에만 1만5000명 가량이 입당했고 경남도당 거제지역위원회에서는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당원이 늘었다. 공천이 권리당원의 표심에 달려있다보니 지자체장 출마 희망자들이 지인들을 대거 동원·가입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높은 대통령 지지율로 민주당의 지방선거 압승 가능성이 점쳐지자 출마 희망자들의 ‘내 사람 끌어모으기’가 극에 달했다.

◇지방선거 경선, 2007년 ‘박스떼기’ 재현 우려

일각에서는 이러한 ‘양적팽창’을 경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처럼 동원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동영·손학규·이해찬 후보가 맞붙은 경선에서 당시 정 후보의 팬클럽 ‘정통’(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을 이끌던 이재명 성남시장은 ‘박스떼기’ 논란에 휘말렸다. 손학규 후보측이었던 정봉주 전 의원은 “동원 경선”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올해 9월 30일까지 입당하고 △내년 3월 31일까지 당비를 6번 이상 낸 당원들만 내년 지방선거 후보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추 대표는 지난달 24일 당 청년정책연구소 출범식에서 “당원 중에는 일부러 당비를 대납하고 사람을 긁어모아서 오신 분도 없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절반정도가 그렇다 해도 75만이 남는데 이는 독일 사민당의 세 배”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비를 내지 않는 71만명(9월말까지 가입한 당원)은 ‘공천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들이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 결정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이달 말까지 체납된 당비 중 최소 3개월분을 내야한다. 당헌·당규에 따라 직접 시·도당 방문 또는 전화를 통해 본인 인증한 뒤 체납 처리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실제로 내년 지방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당원의 규모는 1월 초에나 집계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최재성 정당발전위원회 위원장(사진=연합뉴스)

조진영 (liste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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