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보급에 일본에 밀린 수소차, 부품 경쟁력도 '경고등'
도요타 '규모의 경제' 밀려 고전
유럽부품 대기업 잇단 시장 참여
국산제품 가격 등 입지약화 전망
"부품 국산화율 점차 떨어질수도"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연료전기차의 부품 국산화율이 차량 보급 난항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도요타가 후발주자로 판매·생산대수에서 현대차를 추월한 데 이어 독일 등 유럽 부품 대기업까지 수소차를 미래먹거리로 삼으면서 앞으로 '규모의 경제'에서 밀린 국내 중소·중견 업체의 부담이 가중된 데 따른 것이다.
3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올해 11월 기준 보조금을 지원받은 수소차는 175대(누적)로 집계됐다. 올 들어 11월까지 등록된 수소차는 49대로, 올해 목표로 잡은 보급대수(130대)의 37%를 채우는 데 그쳤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목표 대수를 채우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국내뿐만이 아니다. 현대차는 세계 시장에 수소차를 내놓은 지 5년이 다 되도록 아직 1000대도 팔지 못했다. 그 사이 한발 늦게 나온 도요타는 일본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이미 수천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가장 먼저 수소차 양산을 시작한 현대차는 판매량에서 배 이상의 격차가 벌어지자 결국 규모의 경제에서도 밀렸다. 도요타는 올해 수소차 생산대수를 3000대까지 늘렸다. 현대차는 차세대 수소차 FE를 출시하는 내년에서야 생산규모를 3700여대로 늘릴 계획이지만, 도요타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투싼ix 수소차의 부품 국산화율은 95% 이상이다. 내년 출시할 차세대 수소차 FE(프로젝트명)는 98%까지 끌어올린다. 부품 하나를 빼놓고는 모두 국산화했다는 게 현대차 고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차 수소차 납품 업체는 300여개로 추정되며, 이들 대부분이 중소·중견기업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세계 거대 부품사들이 수소차 부품 개발에 본격 진출하면서 국내 부품업체들의 입지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세계 부품업체 1위 독일 로버트는 ECU를 개발해 차량 적용 시험에 성공했다. 독일 ZF, 캐나다 마그나, 일본 덴소는 메르세데스-벤츠와 수소차 개발을 협력 중이다. 독일 콘티넨탈 역시 수소차 전장부품을 개발 중이다.
구영모 자동차부품연구원 팀장은 "해외 부품 대기업은 제품가에 연구개발(R&D) 투자비를 포함하지 않아 중견·중소 위주의 국내 부품업체와의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며 "(현대차도 결국) 해외부품을 쓸 수밖에 없어 부품 국산화율도 점차 떨어질 수 있어 중소·중견 업체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차량 보급 대수가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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