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온천 특급호텔 "폐업"..130여 직원 '어쩌나'
[경향신문] ㆍ신안레져, 경영 악화로 연말 폐업 통보…노조·시민단체 반발
ㆍ주변 상인 피해·관광특구 면모 훼손 등 지역경제 악영향 우려

온천 관광지로 유명한 대전 유성구에서 30년 동안 운영돼 온 특급호텔 측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폐업 결정을 내렸다. 직원들의 실직과 주변 상권 위축 우려가 나오면서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호텔리베라유성 노동조합은 호텔을 운영하는 (주)신안레져가 지난 21일 직원들에게 “경영 악화로 인한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불가능해 12월31일부로 호텔 폐업을 결정했다”며 ‘근로관계 종료 통보’를 했다고 30일 밝혔다.
호텔리베라유성에서는 그동안 200명 정도의 직원들이 근무했지만 수개월 전부터 폐업설이 돌며 이미 60여명이 일터를 떠났다. 남아 있는 직원 136명도 사실상 해고 통보를 받은 상태여서 연말이면 직장을 모두 잃게 될 상황이다.
이곳은 관광특구인 유성 온천을 대표해 온 대전 유일의 특1급 호텔이다. 1988년 문을 열고 30년째 운영 중이지만 사측은 관광객 감소 등으로 인한 경영 악화를 이유로 최근 폐업 수순을 밟아 왔다. 유명 관광지였던 유성 온천의 명성이 과거에 비해 퇴색된 것은 사실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한국호텔업협회 통계를 보면 유성지역 호텔 객실과 부대시설 이용객은 1995년 한 해 430만5000여명에서 2015년 270만7000여명으로 감소했다.
노조는 “사측은 지난해 영업 적자가 21억원에 달한다고 하지만 감가삼각비를 제외하면 실제 영업 적자는 8억원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경영상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회사가 전문기관에 의뢰한 경영진단 결과에 따르면 내년부터 이익 발생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돼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가 호텔 터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기 위해 부실규모를 부풀려 폐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경제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크다. 8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민주권실현적폐청산대전운동본부’는 기자회견을 열어 “25개 계열사를 가진 재계 79위의 신안그룹이 136명의 노동자를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며 “상징성 있는 특급 호텔이 폐업하면 노동자와 입점·협력업체, 주변 상인 등 수천명이 피해를 보고 유성관광특구의 면모도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측의 정상화 의지가 없다면 제3자 매각 등의 방식으로 호텔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용하 신안레져 대표이사는 “회사도 폐업을 원치 않는다. 10년 이상 적자가 계속됐고 현실적 정상화 방안을 찾을 수 없어 폐업을 결정한 것이지 다른 사업 계획은 없다”며 “직원들은 계열사 전환근무 등으로 해고 회피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그룹에서 끝까지 경영정상화나 매각 등 다각적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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