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기상천외한 중국 화장실, 이번엔 악명 떨쳐낼까

강민수 2017. 11. 2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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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이라도 중국에 가본 적이 있다면, 중국 화장실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지우기 힘들 것이다.

중국 정부는 향후 2년 동안 6만 4천 개의 화장실을 신설 또는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에티켓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서 아닐까? 아직도 2년 넘게 중국 생활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문명의 발상지 중국의 '화장실 혁명'이 성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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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쓰촨성 산골 마을 유료 화장실


"인간의 존엄성 지키기 힘든 중국 화장실"

한 번이라도 중국에 가본 적이 있다면, 중국 화장실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지우기 힘들 것이다. 악취 보다도 참을 수 없는 건 칸막이가 없다는 것. 앉아있는 중국 사람보다 그와 눈이 마주친 내가 더 놀라는 상황. 내가 앉아있을 상황은 웬만하면 만들지 않는 게 좋다. 지진 취재차 쓰촨성 산골을 헤매다 어쩔 수 없이 이용해봤는데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는 느낌이랄까? 중국 관광객들에겐 숙소를 나서기 전에 되도록 속을 비우라는 충고가 괜한 게 아니다. 중국 베이징 중심가에선 많이 사라진 칸막이 없는 화장실은 베이징 외곽이나 지방으로 나가면 여전히 흔하다.

미·중 정상회담 때 인민대회당 화장실


"인민대회당 화장실에서도 지린내"

중국 거의 모든 화장실 소변기 앞에는 '向前一小步 文明一大步'(한 걸음 앞으로 다가서면 문명이 크게 진보한다)라는 표어가 붙어있다. 그렇다. 좀 소변기에 다가서야 한다. 하지만 많은 중국인은 소변기에서 멀리 떨어져 일을 본다. 화장실 바닥이 흥건한 이유이며, 화장실에 한 명씩 배치돼 있는 청소원들이 하루 종일 바닥을 닦지만, 지린내가 가시지 않는 이유이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정상회담을 할 당시 회담장이었던 인민대회당 내 화장실을 이용했는데, 거기서도 지린내가 났다면 말 다한 것 아닌가.

좌변기에 올라가지 마시오


"어쩌다 설치된 좌변기 위엔 발자국이"

변기의 형태도 뚠웨이처쑤오(蹲位厠所), 쪼그리고 앉아서 볼일 보는 화장실에서 쭈오스마통(坐式馬桶) 앉아서 볼일 보는 좌변기로 바뀌어 가는 추세다. 하지만 좌변기를 발견했다는 반가운 마음에 들어서 보면 여지없이 앉는 부분에 발자국이 찍혀있다. 중국인들은 다른 사람들과 살을 맞대는 좌변기가 더 불결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소변기에서 멀찍이 떨어지는 습관이나 좌변기에 올라가 발을 대는 것이나 모두 '남'보다는 '나'만 생각하는 데서 나오는 모습이다.

연일 방송 중인 측소혁명(화장실 혁명) 보도 -CCTV


"시진핑 주석, 화장실을 혁명하라!"

시진핑 주석이 화장실을 혁명하라고 지시했다. "청결한 화장실 건설은 작은 일이 아니라 도시와 농촌의 문명 건설의 중요한 측면"이라고 말했단다. 기다렸다는 듯 중국 관영 매체에선 연일 혁명적으로 개선된 화장실을 소개하기 바쁘다. TV가 나오는 화장실, 와이파이가 터지고, 심지어 ATM기가 설치돼 있는 화장실까지 등장했다. 중국 정부는 향후 2년 동안 6만 4천 개의 화장실을 신설 또는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톈탄 공원 화장실의 안면인식 휴지 공급기


"공공에티켓 수준을 끌어 올리는 게 본질"

관영 CCTV에는 사람이 앉을 때마다 자동으로 비닐 커버가 나오는 변기가 소개됐다. 얼마 전에는 얼굴 인식 장치를 통해 1인당 화장지를 1미터만 공급하는 장치까지 등장했다. 사람들이 좌변기를 밟고, 화장실 휴지를 다 가져가 버리는 걸 기술적(?)으로 막기 위해 이러는 건데 어떻게 보면 좀 우습다. 공공에티켓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서 아닐까? 아직도 2년 넘게 중국 생활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문명의 발상지 중국의 '화장실 혁명'이 성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강민수기자 (mand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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