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주 교육칼럼] 정말 멋지구나. 99년생 수험생들 - 낙인효과가 아니라 피그말리온 효과가 필요해

콘텐츠부 2017. 11. 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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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녀의 소통에 관련한 일을 하니 이번 “사상 초유의 수능 연기에 당황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줘야 도움이 되느냐”는 자문을 이곳저곳에서 받는다. 일주일 연기라는 시간이 아이들에겐 영원히 올 것 같지 않은 긴 멈춤의 시간이고, 어느 학생의 말대로 “머릿속이 하얘지고 멘붕 상태”의 청천벽력 같았으리라. 힘들어하는 자녀를 일으켜 세우는 부모의 말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수능수험생을 둔 부모만의 절실함은 아니었다. 전 국민이 고3수험생에게 보내는 관심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게 진짜 관심이었을까.

사진=임영주(부모교육전문가/신구대학교 겸임교수)

‘낙인효과(stigma effect)’와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말이 있다. 요약하면 ‘그렇게 말하고, 대하면 그렇게 된다’다. 여기에서 ‘말’이란 메러비안의 표현을 빌면 표정, 태도, 어투 등을 포함하는 건 물론이다. 요 며칠 우리 아이들에게 건넨 위로와 격려의 말이 ‘낙인효과’는 아니었나 돌아봐야 한다, 제발 운 없는 아이들처럼 몰지 말자. 이번 재해는 이 아이들에게만 온 게 아니다. 우리 모두가 맞은 일이고 겪은 일인데 아이들로서는 인생 최대의 관건인 수능을 앞두고 겪은 일이라서 유독 관심이 몰린 거다.

혹시 아이들에게 징크스를 주며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았는가. “우리는 운 없는 99년생”이라는 생각의 함정을 어른들이 파면 안 된다. 99년생들의 탄생사를 들추며 외환위기, 수학여행도 못간 세대, 메르스 사태 등 국민 모두 겪은 일을 99년생의 비운처럼 덧씌우지 말자. 위로도 격려도 안 될 가십거리로 입시 지연을 맞은 아이들에게 더 이상 낙인효과를 주어선 안 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 위기가 기회라는 말. 그 어떤 말도 건네기 어려우면 믿고 기다려주자. 말없음도 말이다.

똑똑한 어른들이 짜낸 섣부른 말들이 정작 아이들에겐 위로가 안 된다. 부모의 열 마디보다 표정으로 말을 건네고 어깨 한번 따스하게 두드려주며 안아주자. 앞날이 창창한 아이들에게 “할 수 있어” 라는 개인 의지를 갖게 하고, “잘 될 수 있어”라는 기氣도 불어넣어주자, ‘피그말리온 효과’이며 ‘로젠탈 효과’다. 금 모으기의 정성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한 시기에 태어난 금쪽같은 우리 아이들이다. 극복이 뭔지 태생부터 아는 아이들이니 더 잘 해낼 거다.

잘 해보자 얘들아. 요즘은 스펙 시대가 아니라 스토리 시대라며? 평생의 스토리 하나 제대로 만들자. "모두 공평해야죠. 잘 한 결정이에요 함께 가야죠."라던 멋진 여러분. 고맙다. 너희는 앞으로 어떤 경천동지할 일에도 흔들림 없이 잘 해낼 거야. 며칠 동안 너무도 의연해서 더욱 고맙다. 온 국민이 합심해 금붙이 정성을 모으던 그 마음으로 온 국민이 합심해 응원한단다. 99년생 파이팅.

약력

現 신구대학교 겸임 교수. EBS 자문위원 부모교육전문가, 가족소통전문가, 중고등인성교육 전문가로 활동 출연방송: EBS 《부모》,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등 다수 저서: 『내 아이를 위한 자존감 수업』 『아이의 뇌를 깨우는, 존댓말의 힘』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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