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질문이 작품 쓰게 해"

권영미 기자 2017. 11. 2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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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은 최근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9살 때 광주민주화운동을 간접 경험하면서 갖게 된 인간에 대한 질문이 수상작인 '소년이 온다'(창비)를 쓰게 했다고 말했다.

창작과비평 2017 겨울호(178호)에는 시상식에서 한 작가가 발표한 소감문인 '그 말을 심장에 받아 적듯이'의 전문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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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비평 2017겨울호, '소년이 온다' 伊말라파르테 상 수상소감
소설가 한강 © 김병관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어린 내가 처음으로 맞부딪쳤으며 결코 풀 수 없었던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마침내 이제 글쓰기로써 꿰뚫지 않으면 더이상 어디로도 나아갈 수 없을 거라고 느꼈다. 인간은 대체 어떤 존재인가? 어떻게 그토록 폭력적이며, 또한 그토록 존엄한가?"

소설가 한강은 최근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9살 때 광주민주화운동을 간접 경험하면서 갖게 된 인간에 대한 질문이 수상작인 '소년이 온다'(창비)를 쓰게 했다고 말했다. 창작과비평 2017 겨울호(178호)에는 시상식에서 한 작가가 발표한 소감문인 '그 말을 심장에 받아 적듯이'의 전문이 실렸다.

한강 작가는 소감문을 지난 8월에 거의 3년만에 광주 5.18 묘역(국립5.18민주묘지)을 방문한 기억으로 시작했다. 독일의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위한 방문이었는데 프로듀서가 수백 기의 무덤들 사이를 걷는 장면을 찍어도 되냐고 했지만, 당시 한 작가는 자신은 그럴 수 없다고 깨닫고 "저는 그냥 한권의 책을 쓴 것뿐인데요. 저에게는 그렇게 할 자격이 없어요"라고 했다.

그는 또 "'소년이 온다'를 출간한 직후 그 책을 쓰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렸던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작가는 인간에 대한 질문에서 질문으로 이어진 것이 자신의 소설쓰기 과정이었는데 2012년 '더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찾는 과정에서 9살에 간접 경험한 광주를 내면에서 다시 만났고 (그 내면 속) 광주민주화운동이 던진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의 질문이 책을 쓰게 했다는 것이다.

한강 작가는 "이 책은 나를 위해 쓰지 않았다"면서 "다만 나의 감각, 감정, 몸, 삶을 그들에게—살해된 자들, 살아남은 자들, 혈육을 잃은 자들에게—빌려주고 싶었다"며 "(쓰다보니) 그들을 돕고 있는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들이 나를 돕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도 했다. 작가는 그렇기에 "이 상은 그분들의 것"이라며 소감을 마무리했다.

창작과비평 2017겨울호에는 한강의 수상소감문 외에도 촛불 1주년을 맞아 한국문학의 변화와 가능성을 살펴보는 ‘특집’, 리베카 솔닛 인터뷰, 신고리원전5.6호기 공론화위 평가, 이시영 시인을 만난 박준 시인의 ‘작가조명’ 등이 실렸다.

특집 ‘촛불의 눈으로 한국문학을 보다’는 촛불혁명을 통해 우리 문학이 맞게 된 전환적인 계기들과 잠재적 힘을 들여다봄으로써 새로운 세상 만들기의 실천적 가능성을 성찰했다. 김봉곤, 김세희, 편혜영의 작품과 더불어 올해 '아몬드'로 등단한 손원평의 첫 단편도 소개한다.

© News1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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