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위 詩 써낸 조성진.."45만원 티켓값 아깝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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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45만원의 티켓 값을 지불했는데 전혀 아깝지가 않았다."
황장원 평론가는 "꿈의 무대였던 베를린필과 협연하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베를린 필의 강력한 소리에 조성진의 피아노 소리가 조금 묻힌 듯한 느낌은 아쉬웠다"며 "이전보다 더 성숙하고 내밀해진 해석과 표현력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조성진이 앙코르로 드뷔시 '영상 1집'의 '물의 반영'을 치는 동안 래틀은 오케스트라 단원 뒷자리에 앉아 흐뭇한 미소로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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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고 투명한 음색..'브라보' 터져
관객 쇄도에 카페 계산대 고장도
연주 녹음·'안다' 박수 등 객석 매너는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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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무려 45만원의 티켓 값을 지불했는데 전혀 아깝지가 않았다.”
19일 저녁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내한공연을 지켜본 조성진 팬 양미란(35·직장인)씨의 말이다. 어쩌면 그의 이 말 한 마디는 이날의 무대를 단번에 대변할 수 있지 않을까.
‘건반 위의 시인(詩人)’. 피아니스트 조성진(23)에 대한 사이먼 래틀(62)의 평가는 과찬이 아니었다. 1부에서 베를린 필과 라벨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 조성진은 이날의 주인공이었다. 말끔하게 턱시도를 차려 입고 래틀과 함께 등장하자 환호가 터져 나왔다. 베를린 필 단원들도 보기 드문 객석의 뜨거운 열기에 한동안 술렁거렸다.
이날 조성진은 기량을 과시하거나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호흡을 맞춰 나갔다. 자주 래틀과 단원들을 보면서 노련하게 템포와 소리를 조절했다. 때로는 오케스트라에 숨기도, 주도권을 쥐기도 해 재즈 연주자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조성진이 홀로 연주를 이어 나가는 2악장에선 부드럽고 가볍게 표현했다. 투명하고 예민하면서도, 단단한 밀도의 타건은 여전했다. 연주가 끝난 뒤 객석 여기저기에서 “브라보” “꺄악!” “와~”하는 탄성이 빗발쳤다.
류태형 음악평론가는 “한국인 피아니스트와 베를린 필과의 협연 자체만으로 큰 사건”이라면서 “큰 무대임에도 한층 깊어진 연주와 자기만의 정체성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이어 “오케스트라를 혼자 이끌어가야 하는 2악장 초입에선 약간 긴장한 듯 보였지만 복잡한 리듬을 자신감있게 표현했다”며 “후광이 센 베를린 필과 밸런스를 맞춘다는 것은 큰 도전이었을텐데 무사히 잘 치렀다. 프랑스의 섬세한 피아니즘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황장원 평론가는 “꿈의 무대였던 베를린필과 협연하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베를린 필의 강력한 소리에 조성진의 피아노 소리가 조금 묻힌 듯한 느낌은 아쉬웠다”며 “이전보다 더 성숙하고 내밀해진 해석과 표현력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조성진이 앙코르로 드뷔시 ‘영상 1집’의 ‘물의 반영’을 치는 동안 래틀은 오케스트라 단원 뒷자리에 앉아 흐뭇한 미소로 지켜봤다. 연주를 끝내고도 기립박수가 계속 이어지자 조성진은 객석 구석구석을 향해 90도 인사를 했다.
이날 공연은 세간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시작 2시간여 전부터 붐볐다. 매표소와 팸플릿 판매 창구는 평소 콘서트홀 연주회 때보다 3~4배 긴 줄이 늘어졌고, 수십 명의 사람들도 취소표를 기다리며 매표소 앞을 떠나지 못했다. 이용객이 몰린 1층 카페 포스(계산대)가 고장 나는 초유의 사건도 벌어졌다.
미처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수많은 팬들은 공연장 앞 화면(모니터)에서 중계하는 연주를 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서울예고에서 트럼펫을 전공 중인 김산(17) 학생은 “값이 비싸기도 하고, 순식간에 매진된 터라 표를 구할 수 없었지만 화면에서라도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다”고 했다. 이어 “조성진의 팬인데 실제 연주를 보니 감회가 남다르다. 모니터를 통해 서서 봤지만 연주자의 미세한 표정까지 함께 볼 수 있어 좋았다”고 웃었다.
이날 공연장 객석 매너는 아쉬웠다. 조성진 팬덤이 부른 참사란 말도 나온다. 1부 여기저기서 녹음 버튼을 누르는 셔터 소리가 들렸고, 연주회 도중 전화벨이 울리기도 했다. 조성진이 앙코르곡의 마지막을 연주할 때는 선율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과시하듯 박수가 터져나왔다. 조성진의 고국 무대는 2개월 이후에나 볼 수 있다. 2018년 1월 첫 전국투어를 돈다. 1월 7일 부산을 시작으로 10~11일 서울과 13일 전주에 이어 14일 대전에서 총 5차례 독주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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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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