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탐방/단국대]"교과목 정보도 AI가 맡는다".. 올해 인공지능 캠퍼스 구축
[동아일보]
단국대는 ‘디자인 싱킹’ 교육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단국대 SW디자인융합센터에서 열린 디자인 싱킹 교육 장면. 단국대 제공 |
‘구국, 자주, 자립’이라는 창학 이념을 실천해 온 단국대는 국내 최초로 제2캠퍼스 설립(1978년), 최초의 ‘탈(脫)서울’ 죽전캠퍼스 이전(2007년), 세계 최대의 한자사전을 표방한 한한대사전(漢韓大辭典) 완간(2008년), 국내 대학 최초의 인공지능(AI) 캠퍼스 구축(2017년) 등 개교 이후 꾸준히 도전에 나서 성과를 내고 있다.
○ 죽전캠퍼스 이전으로 혁신 기반 마련
단국대는 2007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서울캠퍼스를 경기 용인시 수지구로 이전하며 ‘탈서울’에 도전했다. 옛 서울캠퍼스의 교지 면적은 13만5700여 m², 교사 면적은 9만9000여 m²에 불과해 대학의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루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에 단국대는 ‘인(in) 서울’의 기득권 대신 미래지향적인 혁신을 위한 새로운 기반을 선택해 이전을 결정했다.
새로 자리 잡은 죽전캠퍼스의 교지 면적은 50만5300여 m²로 기존의 약 3.7배에 달하고 교사 면적은 27만5800여 m²로 서울캠퍼스보다 약 3배로 증가했다. 넓어진 캠퍼스에 공학관 3채, 종합실험동, 미디어센터, 연구실, 강의실 등을 신축하면서 연구 및 교육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단국대는 2400여 명을 수용하는 대규모 생활관을 세워 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었다. 국제관 신축으로 ‘글로벌 캠퍼스’를 구축해 현재 외국 학생 1000여 명이 단국대에서 공부하고 있다. ‘글로컬 산학협력관’에 입주한 스타트업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을 꿈꾸며 연구와 사업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학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2008년 ‘전공교육인증제’를 국내 대학 최초로 도입했다. 이 제도는 담당 교수가 학생의 출석 기록과 과제 제출 내용, 프로그램 이행 여부를 전산으로 관리해 충실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2014년부터는 정보기술(IT), 문화콘텐츠(CT) 특성화 정책을 가동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인재를 키우고 있다. 또 IT 기업들이 대거 입주해 있는 경기 성남시 판교와 인접한 지리적 여건을 활용해 벤처 창업의 요람으로 거듭나고 있다.
○ 천안캠퍼스는 중부권 바이오메디컬 중심지로
단국대는 1978년 충남 천안시에 국내 최초로 제2캠퍼스를 설립해 고등교육을 지방으로 확산했다. 치과병원 개원, 단국대병원 개원도 중부권 의료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도전이었다.
경영학과 농학과 전자공학과 건축공학과 토목공학과 등 5개 학과 350명의 정원으로 출범한 천안캠퍼스는 현재 12개 단과대에 49개 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재학생은 총 1만5000여 명에 달한다. 지방대 특성화 우수대학, 세계수준 연구중심대학(WCU),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등 굵직한 국가 지원 사업에 선정되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1984년 개원한 단국대 치과대병원은 이듬해 진료활동 7500건으로 출발해 지난해 18만여 건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1994년 개원한 단국대병원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국내 최초 에크모(ECMO·체외막 산소화장치) 치료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 ‘미래 먹거리’ 마련 위해 산학협력에 주력
장호성 단국대 총장은 특히 학계와 산업계가 손잡고 한국의 미래 먹거리 기술을 연구하는 산학협력에 주력하고 있다. 죽전캠퍼스 글로컬 산학협력관 및 천안캠퍼스 창업보육센터에는 유망 기업들이 입주해 교수, 학생들과 함께 연구하고 있다.
‘국내 최초 수박 라이코펜 요구르트 개발’(2013년), ‘중소기업 500만 달러 수출 달성’(2015년) 등의 주목할 만한 성과는 산학협력의 결과물이다. LINC 사업에서는 4년 연속(2013∼2016년)으로 최고 점수를 받았다. 올해는 사회맞춤형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LINC+)에도 선정됐다.
단국대는 산학협력에서 한 걸음 더 나가 2014년 창업지원단을 설립해 제2의 스티브 잡스를 육성하고 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지원단이 창업 교육부터 재정 행정 등 창업 전 과정을 도와준다. 모바일 앱 구동에 필요한 코딩 및 프로그래밍 수업 등 현재 국내 최다인 320여 개 창업 강좌가 열리고 있다. 또 매년 30여 개 창업동아리를 선발해 최대 500만 원의 자금도 지원하고 있다. 창업지원단의 도움을 받은 기업들의 매출이 올해는 80억 원을 넘어섰다.
○ AI 통해 ‘미래 대학’ 구현
단국대는 올해부터 인공지능 캠퍼스를 구축한다. AI 프로그램인 ‘에듀아이(EduAI)’를 학사 시스템에 도입해 교과목 정보부터 취업 컨설팅 등 맞춤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말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앞으로 3년 안에 모든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AI 기반의 추천 및 검색 엔진은 단국대의 학사, 학과강의, 취업설계 등 정보를 습득하고, 학생들이 친구와 대화를 하듯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AI에 문의하면 개인에게 최적화된 답변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한다. 학생 스스로 챙겨야 했던 학사 시스템 전반을 AI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AI 서비스는 학생의 교내외 개인활동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금융보안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이 진로에 대한 질문을 하면 개인 역량과 상황을 기반으로 금융 및 보안과 관련한 교과목과 비교과 활동, 자격등 취득 등에 대해 조언을 받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365일 24시간 질문 및 답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다양한 매체를 통한 학사 시스템 이용 △객관적인 최신 정보 습득 △학생 개인 상황 및 적성에 따른 맞춤 상담 △기존 상담자 역할을 했던 교수 및 직원의 업무 능력 향상 등 효과가 예상된다.
장 총장은 “지금까지 대학 교육이 미리 만들어 놓은 틀을 전달하는 공급자 중심 체제였다면 AI가 도입된 단국대는 대학이 가진 정보와 대학 구성원 전체 및 외부 빅데이터를 학습한 AI를 학생 스스로 이용하는 수요자 중심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달부터는 수강과목 및 교내외 활동, 자격증 등 대학 생활을 하면서 쌓은 역량을 한 번에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학생 역량관리 시스템인 ‘영웅(Yong熊) 스토리’ 서비스를 시작한다. 학생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역량별 표준 점수와 비교 점수 등 자신의 역량 수준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진학 창업 취업 등 진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단국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집단 지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 방법으로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을 도입했다. 디자인 싱킹은 일상생활을 관찰해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내놓는 사고방식과 과정을 의미한다.
지난해에는 디자인 싱킹을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연구하는 ‘SW디자인융합센터’를 신설했다. 이 센터는 분석적 사고와 직관적 사고의 결합, 자유로운 토론과 발표, 프로젝트 필요에 따른 자율적인 교육 환경 변경 등 기존의 획일적인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창의력을 배가할 수 있는 교육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시스템 등을 교육 도구로 활용한다.
세계 명문대와의 교류 협력도 계속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일본 도쿄대 아이스쿨(i.school)과 공동 워크숍을 진행하며 3일 만에 경기 용인시 불법 현수막 처리 문제를 해결했고, 올 3월에는 미국 스탠퍼드대 디스쿨(D-school)과 공동 워크숍을 하기도 했다.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등은 단국대에 고위 공무원 교육을 위탁하는 등 단국대 SW디자인융합센터는 명실상부한 국내 디자인 싱킹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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