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홍완선 2심도 징역 2년6개월..고법, '靑 개입' 인정(종합)

2017. 11. 1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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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장관, 박근혜 전 대통령 합병 챙겨보란 지시 인지했을 것"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부터)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지난달 17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10.17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심에서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1심 법원은 연금공단이 압력을 행사하는 과정에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는지를 따로 판단하지 않았지만 2심 법원은 청와대의 개입이 문 전 장관의 범행 동기였다고 인정했다.

서울고법 형사10부(이재영 부장판사)는 1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문 전 장관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투자위원들에게 합병 찬성을 지시해 국민연금에 거액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된 홍완선 전 본부장에게도 1심과 마찬가지로 손해액을 산정할 수 없다며 형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문 전 장관은 연금공단에 대한 지도감독권을 남용해 복지부 공무원을 통해 홍 전 본부장으로 하여금 합병에 찬성하도록 유도하게 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고 국회에서 허위 진술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로 인해 홍 전 본부장은 투자위원들에게 찬성을 권유하고 조작된 합병 시너지 수치를 설명하게 해 찬성을 유도했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대주주에게 재산상 이익을, 연금공단에는 손해를 가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질타했다.

법원은 문 전 장관이 삼성합병 안건을 챙겨보라는 청와대 지시를 인지했다는 점도 유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최원영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은 법정과 수사기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합병 안건에 대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챙겨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며 "실제 최 전 수석의 업무 수첩에는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문제' 등이 기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진수 전 보건복지비서관은 최 전 수석의 지시를 받고 복지부 공무원을 통해 이 사건 합병 안건을 챙겼다"며 "문 전 장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 사건 합병 안건에 대한 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를 잘 챙겨보라는 지시를 적어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문 전 장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받은 바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청와대에서 이 사건 합병 과정에 관여했다고 해도 문 전 이사장이 합병 찬성을 관철하려고 연금공단 직원 등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이상 죄책을 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문 전 장관은 복지부 내에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주식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가 삼성합병에 반대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국민연금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안건을 다루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국회 국정조사에서 위증한 혐의도 있다.

홍 전 본부장은 투자위원들에게 합병 찬성을 지시해 국민연금에 거액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재판에 넘겨졌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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