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패권다툼]①사우디-이란, 수십년 묵은 갈등

최종일 기자 2017. 11. 1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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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파 사우디 vs 시아파 이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살만 이븐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왕자가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 압둘라지즈 컨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이슬람 아랍-미국 정상회담’ 중 사진을 찍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맹주 이란은 종파와 원유 그리고 역내 패권을 놓고 수십년간 갈등을 겪어왔다. 최근에는 사우디가 이란에 대해 "직접적 군사 공격"을 벌였다고 비난함으로써 양국 간 긴장은 크게 고조됐다.

반목과 갈등으로 점철된 이란과 사우디의 현대사를 살펴보자. 양국은 1970년대 초엔 원유를 놓고 충돌했다. 1973년 10월 '욤 키푸르' 전쟁이라 불리는 아랍과 이스라엘 간 4차 중동전쟁이 벌어지자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유가를 크게 인상했다. 미국 등 이스라엘 지지 국가들에 석유 금수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3달러에서 12달러로 4배가량 폭등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산업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유가가 더 인상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사우디는 지나친 인상은 피해야 한다고 맞섰다. 동맹인 미국을 배려해서였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지난달 18일 미국이 핵합의를 불인정하면 이란도 핵합의를 파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AFP=뉴스1

1979년에는 이란 혁명이 일어나 친서방 팔라비 왕조가 무너졌다. 혁명 이후에 수니파가 주도하는 아랍 국가들은 이란의 시아파들이 자신들의 이념을 중동 지역 전역에 퍼뜨리려고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 혁명과 반미 국가 이란이슬람공화국 탄생은 보수적 왕정국가 사우디엔 위협으로 받아들여졌다.

1980년엔 이란-이라크 전쟁이 발발했다. 8년간 지속된 전쟁에서 사우디는 재정적으로 이라크를 지원했고, 다른 수니파 국가들에 이에 동참할 것을 권장했다. 클레멘트 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은 AFP에 1991년 걸프전쟁 이후 이라크가 약화되자, 사우디와 이란은 본격적으로 "역내 양강"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보다 앞서 1987년 7월에는 이슬람교 제1의 성지인 메카에서 사우디 군인들이 이란 순례자들의 반미 시위를 탄압했다. 400명 이상이 숨졌고, 대다수는 이란이었다. 분노한 이란인들은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을 약탈했고, 이듬해 사우디는 이란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개혁파인 모하마드 하타미가 1997년 5월 이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관계 개선이 이뤄지기도 했다. 하타미 대통령은 1999년 5월 역사적인 사우디 방문을 했다. 하지만 미국의 2003년 이라크 침공으로 긴장은 재고조됐다. 시아파가 다수인 이라크에서 수니파 바트당이 제거되면서 시아파가 권력을 장악해서였다.

시리아 내전으로 폐허가 된 북부 알레포 지역. 2015년 8월 © AFP=뉴스1

사우디와 이란은 2011년 시작된 '아랍의 봄' 시위에서도 입장이 달랐다. 사우디는 이웃국인 바레인에서 다수인 시아파가 주도하는 시위가 일어나자 군대를 보냈다. 이에 사우디는 수니파가 지배하는 바레인에서 이란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양국은 2012년 시리아 내전이 터지자 다시 대치했다. 이란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했다. 수니파 반군과 싸울 수 있도록 군 병력을 보냈고 자금을 지원했다. 사우디는 반군을 지원했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는 동참했다.

사우디와 이란은 예멘 내전에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2015년 3월 사우디는 예멘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수니 아랍 연합군을 꾸렸다. 반면, 이란은 시아파 후티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2015년 9월에는 이슬람 최대 연례행사 '하지' 기간 동안에 사우디에서 '압사 참사'가 발생했다. 수백명의 이란인을 포함해 외국 순례자 약 2300명이 사망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관리 부실을 들어 사우디 왕가를 맹비난했다.

이듬해 1월에는 사우디에서 저명한 시아파 성직자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가 처형된 것과 관련해 이란과 이라크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란에 있는 사우디 외교 사절단은 시위대로부터 공격을 받았고, 사우디는 이란과의 외교 관계를 끊었다.

2016년 1월 이란 시위대가 테헤란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에서 시아파 성직자 님르 알님르의 사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뉴스1

지난해에는 수니파 국가들이 레바논에 기반을 두고 있는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테러 단체"로 지정했다. 또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지난 4일 사우디 체류 중 "총리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히면서 이란과 그 동맹인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비난했다.

지난 7월에는 사우디와 동맹국들이 카타르와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그러면서 카타르가 이란과 가깝게 지내고 극단주의 세력을 지원한다는 비난했다.

또 이란이 2015년 'P5+1(주요 5개국+독일)'과 체결한 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증(certification)을 거부한데 대해 지난달 사우디는 이를 지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렇지만 양국이 직접적 군사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은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국수주의적 발언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하려 한다"고 진단했다.

◆이란은 아랍(Arab) 국가가 아니다. : 아랍인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에 거주하는 셈족 계통의 사람들이다. 아랍어를 모국어로 하고, 대다수가 무슬림이다. 반면, 이란(Iran)이란 국명은 '아리안족의 나라'라는 의미다. 아리안족은 인도유럽 종족이다. 공용어는 페르시아어이다. 1930년대 이전에는 페르시아로 불렸다. 고대 페르시아의 종교는 조로아스터교이다. 이란은 아랍연맹에 속하지 않는다.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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