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백선엽 발언' 김광진 비판 여론에도 사이버사 개입 정황
청와대에 '성과' 보고도
[앵커]
2012년 10월, '6·25전쟁 영웅'으로 불린 백선엽 장군을 소재로 한 뮤지컬이 국회에서 논란이 됩니다. 당시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이 이 뮤지컬에 국방부 예산이 쓰이는 것을 반대하면서 백 장군을 '민족반역자'라고 표현하면서였죠.
일제시대 백 장군이 일본이 만든 간도특설대에 근무한 이력을 문제 삼은 건데, 관련 기사에는 어느 순간 김 의원을 공격하는 댓글들이 하나둘 달리기 시작하더니, 보수 온라인 매체에서는 김 의원의 과거 SNS 발언을 끄집어내며 인신공격성 기사까지 쏟아냈습니다.
결국 김 의원은 일주일도 안 돼 모든 당직에서 사퇴하게 됐는데, 이런 일련의 과정에 당시 군 사이버사령부가 직접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이 작업이 성과를 냈다며 자랑스럽게 청와대에 보고도 했습니다.
심수미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국방부는 2012년 군 내부 비밀전산망인 케이직스를 통해 사이버사령부의 댓글활동을 청와대에 매일 보고했습니다.
여기에는 특정 이슈에 대해 어떤 활동을 벌여 여론의 변화를 얼마나 이끌어냈는지 담은 '대응 작전 결과 보고서'도 포함됐습니다.
여론 공작의 대표적 사례가 바로 '백선엽 장군은 친일파'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광진 전 민주통합당 의원에 대한 공격입니다.
'비판 내용' '대응 결과' 등으로 항목이 세분화된 보고서에는 댓글 활동 이후 김 전 의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퍼센트로 보여주는 수치까지 담겼습니다.
사이버사는 이밖에도 한미 FTA를 반대한 야당, 제주해군기지에 비판적인 정치인, 무상급식을 주장한 박원순 시장과 전교조,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등을 집중 공격했습니다.
이에 대한 보고서도 매번 청와대에 보고됐지만, 2013년 군 검찰 수사 당시 이태하 전 530심리전단장이 대량으로 증거인멸을 하던 시기 대부분 폐기됐고 현재는 일부만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검찰은 당시 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에게 관련 보고를 받은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을 곧 소환해 조사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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