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훈장, 받기 어려워진다

【파리=AP/뉴시스】이수지 기자 = 프랑스 정부가 최고 명예훈장인 '레지옹 도뇌르(Légion d'Honneur)'의 자격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자격 기준 강화와 함께 수훈자수를 민간인 부문에서 50%, 군인 부문에서 10%, 외국인 부문에서 25% 줄이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현재 매년 민간인 3200명과 군인 1300명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하고 있지만, 현재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들과 인맥이 있는 사람이 이 훈장을 받기 쉽다는 점을 문제로 보고 있다.

카스타네르 대변인은 “이 훈장은 여러분이 친구의 호의로 줘서 받는 상이 아니다”라며 “선발 기준을 더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수훈자 명단에 만 60세 이상의 백인 남성이 많아 다양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레지옹 도뇌르 훈장 수훈자는 정부 관계자들이 대법관에게 후보를 추천하고, 대법관이 대상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정해진다. 이후 대통령이 수훈자에게 훈장을 수여한다. 정부는 매년 3차례 이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1802년 나폴레옹이 창안한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는 프랑스를 위해 봉사하고 프랑스의 가치를 지지한 사람들의 공로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수훈자가 훈장을 받은 뒤라도 명예를 지키지 못하면 훈장을 박탈당한다.

지난 2012년 패션디자이너 존 갈리아노가 유대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자 훈장을 박탈당했고 미국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도 약물 스캔들로 지난 2014년 이 훈장을 박탈당했다.

성폭행 파문을 일으킨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사 하비 와인스타인도 훈장을 박탈 당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달 와인스타인의 훈장 박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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