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댄 3분기 '반짝 성장'..내년 성장세 지속은 불투명

전병역 기자 입력 2017. 10. 3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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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지표상 회복 추세 이어질까

지난 26일 한국은행의 올해 3분기 1.4% 경제성장률(잠정치) 발표는 전문가들도 깜짝 놀랄 만한 수준이었다. 당초 1% 성장도 어려울 수 있다는 민간의 예측을 크게 웃돌았다. 경제는 정말 살아나고 있는 것일까.

지표만 보면 회복세가 확인된다. 한은 당국자는 30일 “성장률이 올라갈 것으로는 예상했지만 막상 수치를 받아보니 기대보다 더 높은 결과였다”고 말했다.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3.0%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4분기에 예년 수준인 0.5% 정도 성장하면 연간 3.2%도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8일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저희도 깜짝 놀랄 정도의 성과를 올리면서 아마 올해 3% 정도 경제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열린 재외동포 경제단체 모임 세계한상대회 참석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한 말이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내년부터는 보다 더 본격적으로 우리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앞으로 경기가 정부 기대대로 계속 좋을지는 전망이 나뉜다. 경제성장에는 크게 소비와 투자, 수출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3분기 성장 호조는 수출 영향이 컸다. 한은 당국자는 “추석이 지난 뒤에 파악해보니 9월에 밀어내기를 하고도 10월 초 연휴에도 예정된 수출이 생각보다 많이 늘었더라. 4분기도 수출은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시트립이 최근 롯데호텔에 단체관광 여행상품 구성을 타진하는 등 중국과의 사드 배치 갈등도 서서히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사드 갈등이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어서 지나친 기대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여전히 많다.

근본적으로 수출이 반도체 중심으로 편중된 것은 경제에 부담이다. 올 들어 7월까지 전체 무역흑자(약 557억3500만달러)의 51.3%를 반도체가 차지했다. 디스플레이까지 더하면 75.9%다. 설비투자는 올해 14.0% 늘지만 내년에는 증가율이 2.8%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성장 기여도가 높던 건설투자는 크게 줄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0.3%, 하반기에 0.1% 성장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민간 전망은 더 어둡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건설투자 증가율을 0.1%, LG경제연구원은 마이너스 0.4%를 예상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한상대회 참석자 간담회에서 “어떤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아마 경제성장률을 적어도 상당 부분은 오히려 잠식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정부처럼 부동산 경기부양에 의지하지 않고도 경제성장이 가능함을 보여줬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성장은 민간소비가 받쳐줘야 하는데 새 정부 출범 후 기대감에 살아나던 소비심리가 주춤해졌다는 점은 부담이다. 추석 전 70% 이상 쏟아부은 추경 효과는 봤지만 지속효과는 미지수다.

결국 건설과 일자리가 변수로 보인다. 반도체는 올 상반기 취업자가 4000명 늘어 전체 증가의 1% 수준에 그쳤을 정도로 고용효과가 작다.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일자리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례로 삼성그룹 펀드에 투자할 때 삼성전자를 뺐더니 손실이 났다는 사실이 한국 경제의 편중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부동산 부양책에 의지하지 않겠다면 반도체, 자동차 같은 새 주력산업을 발굴하고, 중견기업을 키워내는 근본 대책을 정부가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병역 기자 junb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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