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장으로 오세요"..이마트에 먼저 손내민 전통시장들

전국 전통시장들이 신세계그룹의 이마트 상생스토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장기 불황과 유통 트렌드 변화로 전통시장을 찾는 젊은 소비자들이 점점 줄어들자 최대 경쟁 상대라며 공세를 펼쳤던 이마트에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충남 당진·경북 구미·경기 안성 등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3호점에는 전국 전통시장과 지자체 관계자들의 시찰이 잇따르고 있다. 이마트와 손잡고 노브랜드 점포를 유치한 이후 방문객과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전통시장 현장을 찾는 것이다.
'대형마트=전통시장의 적'이라는 정치 논리에 갇혀 반신반의했던 유통 대기업의 상생 프로젝트가 기대 이상의 결과로 이어지자 점점 쇠락하는 전통시장에서 살아남을 생존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 시장으로 오세요"…전국 40여곳서 러브콜=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상인회는 지난 7월 이마트에 상생스토어 유치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마트는 3개월에 걸친 논의 끝에 동대문구·경동시장과 연내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열기로 협약을 맺었다. 경동시장은 하루 방문객이 7만명에 달하는 초대형 시장이지만 주고객층이 50~70대 중장년층이어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시장 2~3층은 공실률이 50%에 달한다.
이마트는 빈 점포가 많은 신관건물 2층에 경동시장 주력상품인 신선식품을 제외하고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노브랜드 점포를 열기로 했다. 어린이 놀이터와 고객 쉼터도 설치할 예정이다.
경동시장 만이 아니다. 상생스토어 사업을 맡고 있는 이마트 CSR 사업부에는 용인 중앙시장, 부산 국제시장, 양산 남부시장, 진주시장, 마산 화성종합시장 등 40여개 전통시장이 노브랜드 입점을 요청하거나 문의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들어서면 젊은 고객들이 찾아온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실제 운영현장 견학과 사업 추진 협약을 희망하는 곳이 많다"며 "예산 등을 고려할 때 모든 사업장에 다 들어갈 수는 없어 올해는 5호점까지만 열고 내년 상반기 1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발적 상생이 불러온 신세계…시장별 맞춤전략 적중=지난해 8월 첫 선을 보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전통시장 내에 이마트 자체 브랜드(PB) 전용 점포를 여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통시장 보호를 명분으로 강력한 출점 규제가 지속되면서 신규 점포를 내는데 제동이 걸리자 전통시장에 필요한 지원을 펼치며 동행하는 전략을 폈다.
노브랜드 매장을 찾는 젊은 소비자들을 자연스럽게 시장으로 유입되는 결과가 눈으로 확인되자 유통 대기업으로 적으로 몰아세웠던 전통시장 측에서 먼저 손을 내밀었다. 전통시장 상인들이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고 시장별로 제각각 다른 상황을 반영해 맞춤형 전략을 짠 것도 주효했다. .
송지유 기자 c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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