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대통령 암살 기밀문서 공개..54년 이어진 음모론 해소될까
미국의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가 암살됐던 1963년 11월22일, 당시 11세 사춘기 소녀였던 토니 글로버는 그 때가 어제 일처럼 생생히 기억난다고 말했다. ‘케네디 대통령을 본다면 많은 고민이 저절로 해결될 것 같았다’는 순수한 마음에 그는 아침부터 대통령 퍼레이드가 예정된 딜리 플라자에 자리를 잡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대통령과 영부인 재키가 (내게) 손을 흔들며 웃어줬다”며 “차가 모퉁이를 돈 이후 ‘대통령 차가 사라질 때까지 따라가야지’라고 생각했던 찰나에 대통령이 머리에 총을 맞았다”고 말했다.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본 탓에 이 사건과 관련한 여러 세미나에도 참석한 그는 “음모론자들을 믿지 않지만 여러 정부 조사관들조차 의문을 갖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음모론의 단골 소재 중 하나로 거론되는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의 문서 전부가 26일(현지시간) 공개된다. 이는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 기록 일체를 25년 내에 공개하라는 1992년 미 하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한 기록은 88%가 전부 공개돼 있고, 11%는 민감한 부분을 가린 상태로 대중에 알려져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부분은 나머지 1%다.
리 하비 오즈월드. |
미국 전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이 암살 사건은 케네디 대통령이 집권 3년차였던 1963년 11월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덮개 없는 리무진 차량을 타고 퍼레이드를 하던 중 발생했다. 세 발이 총탄이 발사돼 이 중 마지막 총탄이 케네디 대통령 머리를 관통했고, 그는 사건 발생 1시간여 만에 사망했다. 댈러스 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리 하비 오즈월드를 용의자로 지목해 체포했고, 12시간 만에 케네디 암살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케네디 암살 사건의 전모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인 오즈월드는 체포 이틀 만에 경찰서에서 감옥으로 압송되던 중 나이트클럽 사장 잭 루비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사형을 선고 받은 잭 루비는 수감 생활 중 암이 발병해 1967년 항소하지 못한 채 사망했다.
당시 부통령이었던 린든 B. 존슨은 얼 워런 연방대법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건을 조사케 했다. 이듬해 나온 워런 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총탄은 모두 암살 현장 인근 텍사스 교과서 배급 건물 6층에서 발사됐고, 리 하비 오즈월드가 단독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파악됐다. 또 오즈월드와 잭 루비 모두 어떤 외교적, 국내적 음모에 연루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이후 1975년 록펠러 위원회는 미 CIA가 연루됐다는 어떤 증거가 없다고 밝혔고, 1979년 미 의회위원회는 워런의 조사 결과를 지지한다면서도 오즈월드 외에 다른 범인이 존재할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처럼 각종 조사가 실시됐지만 케네디 암살 사건을 둘러싼 의문은 그치지 않고 있다. 먼저 미 의회위원회가 지적한대로 제2의 범인이 있을 것이란 추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전직 워싱턴포스트 기자 제퍼슨 폴리는 마지막 총알이 케네디 대통령 기준으로 뒤쪽인 건물 6층에서 발사된 게 아니라 앞에서 발사됐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당시 상황을 영상으로 남긴 제프루더 필름에 따르면 케네디의 머리는 총을 맞고 뒤쪽으로 움직였는데 이는 차량 앞쪽에 오즈월드 외에 다른 범인이 있다는 증거라고 그는 설명한다. 그는 아울러 경찰이 오즈월드를 체포한 이후 화약 성분을 탐지하는 파라핀 테스트를 뺨에 실시했는데 음성이 나온 점도 미심쩍은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오즈월드가 범인이라고 인정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범행 동기가 주된 관심사다. 토머스 월런 보스턴대 부교수는 “일반적으로 역사학자들은 오즈월드가 범인이라고 믿고 있다. 가장 큰 질문거리는 그가 큰 계획의 일부였는지 여부다”고 지적했다. 오즈월드가 1959년 소련으로 가 시민권을 취득하려 했지만 실패한 상태에서 1962년까지 머물렀고, 공산 국가인 쿠바는 물론 사건 두 달 전인 1963년 9월에 멕시코시티 내 소련 대사관을 방문한 경력이 밝혀지는 등 매우 정치적인 인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그가 멕시코시티에서 쿠바나 소련 정보원과 만났고, 그들이 케네디 암살에 관한 지시를 오즈월드에게 내렸을 가능성은 없을까”라며 “미국이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를 죽이려 했던 것처럼 당시 피델도 케네디를 죽일 동기는 충분했다”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사진=BBC방송, AF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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