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故한일관 대표 형부 "처제 지병 없고 건강..물린 곳 살 깊게 패여"

안상현 기자 입력 2017. 10. 25. 07:00 수정 2017. 10. 2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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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측, 반려견에 피해자 숨지게 한 패혈증 원인균 없다는 소견서 제출
유가족 "어떻게 믿나..개 입속 깨끗이 한 뒤 검사받았을 수도"
/최시원 인스타그램·조선일보DB

지난달 30일 서울 유명 한식당 ‘한일관’ 여주인 김모(53)씨가 같은 아파트에 살던 인기 아이돌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30)씨 가족의 반려견에게 물린 뒤 엿새 만에 패혈증으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반려견 관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씨를 숨지게 한 패혈증 발병 원인이 반려견 때문이 아니라 치료받았던 병원에서 감염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최근 제기된 데 이어, 24일에는 최시원씨 측이 ‘사망한 김씨 혈액에서 검출된 원인균(녹농균)이 자기네 반려견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내용의 동물병원 소견서와 예방접종 관련 서류를 제출해 이 사건을 둘러싼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24일 김씨의 형부 A씨를 만나 유족 측 입장과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A씨는 김씨가 최시원씨 가족의 반려견에게 물린 뒤 치료를 받았던 서울백병원 의사이기도 하다.

☞ 다음은 유가족인 A씨와의 일문일답

― 당신은 부인(고인의 언니)과 함께 유가족 대표 역할을 맡고 있는데, 고인에게 남편이나 자식 등 다른 유가족이 없나.

“처제(고인)의 남편은 10년 전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조카가 하나 있지만, 20대 중반으로 공부만 해왔다.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왜 언니가 나서느냐’는 소리는 우리에게 큰 상처다. 처제가 세상을 뜬 뒤에는 조카를 데려와 같이 살고 있다.”

― 압구정에 살던 고인이 서울 중구에 있는 백병원까지 와 치료를 받은 건 당신 때문인가.

“그렇다. 평소에도 내가 여기 근무하다 보니 (처제가) 늘 백병원만 이용했다. 개에게 물린 당일(지난달 30일)에도 내가 병원에 데려다 줬다. 원래 함께 성묘를 가려고 아파트 밑에서 처제와 조카를 기다리는데 한참을 안 내려왔다. 늦게 내려온 처제가 ‘개한테 물려서 바지에 피가 묻어 갈아입고 왔다’고 하더라.”

/연합뉴스 캡처

― 물린 상처는 어땠는지.

“(물린 자국 사진을 보여주며) 보면 안다. 찰과상이란 얘기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 상처가 깊었다. 개가 문 곳은 깊게 살이 패였고, 안에 피가 찬 상태였다.”

― 고인이 사망 전 따로 증상을 보이지는 않았나.

“금요일(6일)에 사망했는데 전날 처제가 ‘컨디션이 안 좋다. 몸살 걸린 것 같다’고 하더라. 당시만 해도 개한테 물린 상처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상처도 아무는 것 같았고 통증도 없었다니까. 처제가 밤새 앓다가 다음날(6일) 아침에 우리 아내(고인 언니)한테 전화해 ‘오른쪽 어깻죽지가 결리고 숨쉬기 답답하다’고 말해 병원 응급실로 데려갔다. 패혈증으로 폐에서 출혈이 시작돼 그랬던 거였다.”

“숨진 처제, 평소 따로 지병없이 건강했다… 개가 문 곳에 살이 깊게 패여”

― 고인의 건강상태는 평소 어땠나. 지병이 따로 있지는 않았는지.

“지병도 없었고 활동적이었다. 건강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건강한 사람이 개한테 물려서 6일 만에 숨졌다는 게 나도 믿기지 않는다. 일부 방송에 나오는 패널들이 ‘(고인한테) 지병이 있다’ ‘암에 걸렸다’ 같은 얘기를 하는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

― 치료과정을 설명해달라.

“그때 나는 외국에 나가 있어서 동료 의사들한테 전화로 상황을 들으며 다음날(7일) 새벽에 귀국했다. 들어보니 의사 여러 명이 붙었지만, 급격히 상태가 나빠졌다고 하더라. 엑스레이를 보니 한쪽 폐가 하얗게 변했다. 각혈도 점점 심해졌다고 한다. 산소농도를 측정했는데, 피를 토하니까 숨도 잘 못 쉬고 산소농도가 떨어지면서 의식도 흐려졌다. 나중엔 기관삽입까지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폐가 망가진 사람한테 피를 뽑아 산소를 공급해 다시 주입하는 장치까지 썼지만 결국 사망했다.”

― 언제부터 개한테 물린 감염증 때문에 사망한 것이라고 봤나.

“내가 의사이다 보니, 어느 정도 패혈증을 예상하긴 했지만, 확신할 순 없었다. (패혈증 원인인) 균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배양검사로 균을 확인해야 한다. ‘녹농균’이라는 검사 소견이 사망 후 4일째인 화요일(10일)에 나왔다. 피와 가래는 물론이고 온몸에서 이 균이 나왔다. 그때서야 개에 물려 생긴 감염증이라고 여겼다. 처음엔 너무 급속히 병세가 악화돼 에볼라 바이러스 같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 사망 사실을 최시원씨 가족에 바로 알렸나.

“우연히 사망 당일 알릴 수 있었다. 처제가 죽은 날 조카와 함께 집에 짐을 챙기러 가는데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최시원씨 여동생을 만났다. 그분이 조카에게 ‘어머니 상처는 괜찮으시냐’고 물었고, 조카가 ‘오늘 돌아가셨다’고 했다. 이후 그쪽에서 크게 충격을 받고 다음날 문상을 와서 사과했다. 최시원씨는 당시 드라마 녹화를 들어간 상태라 나중에 집으로 직접 찾아와서 용서를 구했다.”

“부검 상담했는데 경찰이 ‘고인 몸 헤집는데 괜찮겠냐’… 이런 말 듣고 부검 안해”

― 부검이나 수사 의뢰를 안 한 이유는.

“사망 직후 치료하던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죽었는데 부검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래서 병원 원장이 담당 경찰서인 중부경찰서에 연락했었다. 중부서에서 경찰 2~3명이 나와서 내 부인과 조카한테 ‘타살이 아니면 부검하는 경우가 드물다’, ‘병원에서 밝혀내지 못한 것을 부검한다고 해 원인이 드러날 가능성은 적다’, ‘사인은 병원에서 진단하는 것이지 부검으로 내는 게 아니다’, ‘부검이 많이 밀려 있는 상황이다’, ‘고인의 온몸을 헤집고 다시 꿰매야 하는데 괜찮겠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부검을 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유족 측 주장에 중부경찰서는 26일 “경찰 신고는 고인의 아들이 했고 의사 소견이 병사로 사망진단서가 발부된 상태였다”며 “부검은 통상 사인이 불명확한 경우에 한다고 설명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부검에 대한 설명 역시 ‘사인을 밝히기 위해선 몸과 머리를 개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며 “이후에라도 부검을 희망하신다면 연락 달라고 담당자 연락처도 남기고 왔다”고 덧붙였다.

― 고인의 시신을 왜 화장(火葬) 했나.

“처제(고인)의 남편이 사망했을 때도 화장을 했었다. 가족 납골당이 있어 이렇게 한 것뿐이다.”

/최시원 인스타그램

― 최시원씨 측에 대해 형사나 민사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이유는.

“지금이야 논란이 돼 과실치사 문제를 언급하지만, 알려지기 전에 알던 변호사에게 문의해보니 형(刑)을 받아도 벌금형, 과실치사로 기소유예라고 들었다. 또 우린 돈이 급한 집안도 아니다. 돈 몇푼 받자고 민사소송을 하는 것도 의미 없다고 여겼다. 실익도 없는 법적 다툼을 몇 년씩 하면서 지치기보다는 차라리 진실한 사과를 받는 게 낫다고 여겼다.”

― 최시원씨 측이 제대로 사과를 했나.

“앞서 말했듯이 사망을 알리자마자 처음부터 장례식장 문상을 했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찾아와 정중히 용서를 구했다. 상대가 책임 회피하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몰라도, 처음부터 이 같은 모습을 보여줘 제대로 사과를 했다고 여겼다.”

“몇 년씩 법적 다툼하기 보다 진실한 사과 받으려 형사·민사소송 안한 것”

― 하지만 최시원씨 측이 자기네 반려견에서 녹농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증빙서류를 제출했는데.

“솔직히 당황스럽다. 사과할 때는 그런 식의 주장을 하지 않았다. 여론의 뭇매가 사납다보니 나름의 탈출구를 마련하려는 시도로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수의사 소견서 같은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사고 당일 이후에 자기네 반려견의 입 속을 깨끗이 한 뒤 검사를 받았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 최시원씨 측과 합의는 안된 상태인가.

“최씨 측에서 합의 제안이 왔지만, 아직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내가 합의 받을 생각이 없다. 다만 제 입장에선 합의해야 그쪽도 어느 정도 정리되고 일을 마무리 지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합의금을 보내온다면 나중에 기부라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 밝힐 수 있다면 제안이 온 합의금 액수를 얘기해줄 수 있나.

“그건 밝히지 않는다는 내용이 합의안에 있어 말할 수 없다. 다만 상식 수준의 돈이지, 무슨 거액이 아니다. 우리는 진실한 사과를 바랐고, 그쪽에서 그에 대해 최선을 다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기자는 A씨에게 녹농균 의문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지난 23일 고인의 혈액에서 패혈증 원인균 중 하나인 녹농균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자 ‘직접적인 사인(死因)이 개가 아니라 병원 내 2차 감염이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의 입속에 있던 녹농균이 사람에게 감염병을 일으킨 사례가 세계적으로 희소하고, 병원 치료 이후 감염병을 얻은 환자 가운데 14%가 녹농균 감염환자라는 미국 워싱턴대 연구결과도 있다.

“병원 치료 중 2차 감염으로 패혈증 걸린 것 아냐…물렸을 때 들어간 균이 문제”

― 녹농균과 관련된 최근 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녹농균 검출이 알려지자 ‘처제가 병원에서 균에 감염된 사망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잠깐 병원에서 치료를 했는데 그 순간 2차 감염이 된다는 건 잘못된 소리다. 병원에 오래 입원해 면역력 떨어진 환자들이나 노인분들이 녹농균 감염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 2차 감염이 되는 것이다. 의사 입장에선 환자의 상처 소독과 항생제 치료를 한 뒤 3일째 드레싱을 했는데 패혈증에 걸렸다고 하면 ‘상처에 깊게 들어간 균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이를 2차 감염 문제로 보지 않는다.”

일단 병원 측에 따르면, 숨진 ‘한일관’ 여주인 김씨의 몸에서 검출된 녹농균은 병원에서 2차 감염 시 주로 발견되는 녹농균은 아니라고 한다. 서울백병원 관계자는 24일 “병원에서 김씨 혈액을 분석한 결과, 검출된 녹농균은 항생제에 강한 내성을 지닌 녹농균이 아니라 일반적인 녹농균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병원 내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 녹농균은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녹농균으로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나와있다.

병원 측은 이날 “(사고 당일) 치료 당시 개에 물린 상처를 소독하고 항생제와 파상풍 주사까지 처방했다”며 “병원에서 녹농균에 감염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했다. 또 병원 측은 최근 김씨의 사망과 관련, 치료과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는 이 병원 의사인 A씨는 참여하지 않았다.

― 최시원씨가 과거부터 반려견 ‘벅시’로 사업을 하고 있다. 아직 사업을 접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계속 할 수 있겠느냐. 여론도 있을테고 본인도 그 개를 계속 챙기는 게 힘들 것이다.”

/최시원 인스타그램

최씨는 자신의 반려견을 ‘아이 엠 벅시(I am bugsy)’라는 이름의 브랜드로 중국에서 캐릭터 상품 사업을 추진 중이었다. 태국 방콕에는 ‘벅시 도그(Bugsy Dog)’라는 버거와 핫도그 매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양심이 있으면 당장 사업 접어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반려견 벅시가 사는 동네에서 사람을 무는 개로 유명하다는 보도가 있는데, 그것이 사실인가.

“그렇다. 경비원도 물었다는 보도를 보면 안다. 그 개는 유명하다. 처제가 생전에 ‘그 개는 자기가 연예인인 줄 안다’고 말한 적도 있다.”

― 마지막으로 고인을 문 개를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겠나. 이를테면 안락사라든지.

“당연히 뭔가 조치를 해야겠지만 안락사는 최시원씨 쪽에서 선택할 문제다. 생명을 죽이는 걸 함부로 논하고 싶지 않다. 며칠 전 벅시를 멀리 지방으로 보냈다고 들었다. 그쪽 입장도 이해는 된다. 이미 고통을 받고 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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