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SNS에선]'쉐어하우스' 논란..내가 '살고 싶은 집'과 '살 수밖에 없는 집'

박홍두 기자 2017. 10. 2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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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 집을 여럿이서 나눠서 쓰는 ‘쉐어하우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서울에서도 가장 비싼 땅이라는 강남역 인근에 지은 면적 560여㎡(170여평)짜리 집에서 40명 가량이 살고 있다는 쉐어하우스에 대해 한 언론이 보도하자 비판 여론이 들끓으면서다.

23일 트위터 등 SNS에서 보여지는 대다수 누리꾼들의 반응은 “어떻게 그런 집에서 살 수 있느냐”가 많았다. 해당 강남 쉐어하우스 평면도상에 나타난 집의 구조는 방 한 곳에 8명이 함께 쓰는 구조가 포함돼 있었고, 공유하는 공간도 좁은 편이어서 상당 부분 자신의 생활을 동거인들에게 노출해야 하는 구조로 소개됐다. 월 임대료는 50~60만원이라고 했다.

먼저 트위터리안 ‘jga****’은 “거주와 동시에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걸 장점으로 꼽는다는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집은 집이어야지 왜 거기서조차 사회생활을 해야하나”라고 밝혔다. ‘geo****’은 “쉐어하우스에서 자꾸 장점이라 내세우는 ‘외롭지 않은 공동생활’에 대해서도 난 이상한 느낌이다”라며 “내게 있어 집이란 온전히 혼자가 될 수 있고, 그 안전한 시간 동안 내게 집중하거나, 쉬거나,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는 곳인데...”라고 밝혔다. ‘tun****’은 “서로 마음에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쉐어’를 하는 게 아니라 모르는 사람들과 부딪혀야 하는 쉐어하우스라는 게 가장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aci****’은 “기본적인 프라이버시 확보도 안되는 건 물론이거니와 기본 활동공간이랑 수납공간도 확보가 안되는데 56만원에서 74만원을 내고 산다니…”라고 밝혔다. ‘iro****’은 “고시원을 뛰어넘어 닭장·내무반을 연상케한다”며 “프라이버시라곤 일절 없는 환경이지만 의외로 저런 환경에서 잘 지낼 것 같은 사람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가격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왔다. ‘nam****’은 “(해당) 쉐어하우스를 보니 공실이 나오는 집을 사서 공간을 쪼개서 월 임대료 100~200만원 나올 공간을 500~800만원 댕기는 구조”라며 “청년을 뜯어먹는 창조경제·공유경제”라고 비판했다. ‘rum*****’은 “일회적인 시도가 아니라 수많은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부동산 사업이란 점을 보더라도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주거환경이 될 것”이라며 “도시 중저소득자에겐 주거 환경은 갈수록 질이 떨어지리란 확신만 든다”고 우려했다. ‘zin****’도 “주택 신규 물량이 쉐어하우스 형태로 변형되고, 원룸형 물건들은 물량이 적어져서 돈이 더 오를테니 결국 전체적으로 주거 환경이 더 악화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 상당수의 누리꾼들은 자신의 주거 경험을 들어 쉐어하우스를 비판하기도 했다. 고시텔, 쪽방, 하숙 등 넉넉지 않은 경제사정 때문에 내몰리는 주거환경의 경험을 쉐어하우스에 투사하는 식이다.

‘eno****’은 “6인실 기숙사 생활을 2번, 고시원 생활을 1번 해본 저로선 저런 쉐어하우스 생활은 감옥이자 지옥 같다”고 평했다. 고시텔에서 2년 넘게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sro****’은 “고시텔보다도 비싼 월세를 내는 저런 쉐어하우스에서 살 수 있는 정도가 오히려 부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고시원에서 살고 있는 ‘pee****’도 “집이란 게 결국 살고 싶어서 사는 곳 보다는 ‘살 수밖에 없는’ 현실 아니냐”고 씁쓸해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한 반론과 함께 주거정책의 대안을 바라는 목소리도 빠지지 않았다.

‘bei****’은 “쉐어하우스? 그거라도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이해한다. 이해 못해도 깔(비판할)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fro****’은 “쉐어하우스에 누군들 들어가고 싶어서 들어가겠나”라며 “고시원도 마찬가지이고, 살다보니 거기 밖에 수가 안 나서 떠밀리는 것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jul****’은 “진짜 대도시 청년들 주거 해결책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며 “정말 우리나라 부동산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만 더 심화시키고 있다”고 호소했다.

사진 = 쉐어하우스가 배경이 된 JTBC 드라마 <청춘시대2>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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