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KS" 2009 우승 주역들의 다시 만난 KS



[STN스포츠=윤승재 기자]
8년 만에 한국시리즈다. 올 시즌 KIA 타이거즈는 2009년 10번째 우승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타이거즈 역사상 최고의 선발진과 타선들이 빚어낸 결과로 우승에 대한 KIA 팬들의 기대감이 한층 고조돼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대부분의 KIA 선수가 나이가 어리고 한국시리즈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많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현재 KIA 선수 중 우승을 경험한 사람은 양현종과 안치홍, 나지완 등 2009년 우승 주역 멤버와 고효준, 최형우, 임창용 등 타 팀에서 우승을 맛본 선수들로 총 10명의 선수가 있다. 30명 엔트리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2009년 우승 순간을 돌이켜보면 오히려 젊은 선수와 한국시리즈 경험이 전무했던 선수들이 결정적인 순간에서 큰일을 냈었다. 양현종, 안치홍, 나지완 등 현재 KIA의 주축 멤버로 성장한 2009년 우승 멤버가 그 경험자이자 산 증인이다.
당시 19~24세였던 아기 호랑이들은 8년 전 한국시리즈에서 어떤 활약을 펼쳤을까. 그리고 8년 후 팀 내 주축 선수로 성장한 선수들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까.
◇ 2009 KS 7차전을 지배한 양현종-안치홍-나지완
2009년 KIA 소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출전한 선수는 양현종과 안치홍. 나지완, 정용운, 곽정철, 손영민, 한기주 등 7명이다. 이중 V10의 '주역'을 뽑자면 단연 양현종과 안치홍, 나지완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세 선수 모두 한국시리즈 7차전과 인연이 깊다.
당시 양현종은 페넌트레이스에서 4선발로 나와 12승을 거두며 KIA의 차세대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4차전 선발 투수로 나왔지만 좋은 기록에도 패전의 멍에를 안았고, 6차전에서는 마지막 불펜 투수로 나와 0.1이닝을 막았다. 하지만 7차전에서도 불펜으로 나온 양현종은 2안타와 희생 번트, 플라이를 차례로 얻어맞으며 SK에 2점을 허용했다. 양현종의 실점으로 KIA는 SK에 1-5로 끌려갔고 KIA에 패배의 기운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치홍과 나지완이 KIA를 구했다. 당시 고졸 신인으로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찬 안치홍은 SK에 0-3으로 끌려가던 5회 말 적시타를 때려내며 KIA의 첫 득점을 만들었다.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타점이었다. 6회에는 나지완이 빛났다. KIA가 1-5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나지완은 당시 SK의 최강 불펜투수 이승호를 상대로 투런포를 뽑아내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7회에는 안치홍의 배트가 다시 빛났다. 선두타자로 나선 안치홍은 카도쿠라의 3구를 받아쳐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홈런이자 두 번째 타점이었다.
이 기세를 몰아 KIA는 7회에 기어코 동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득점 직후 상황에서 타격에 들어선 나지완은 고의 4구로 진루하기도 했다. 6회 투런포를 맞은 SK가 나지완의 타격감이 좋다고 판단한 것. 하지만 SK는 9회에도 나지완을 거를 순 없었다. 결과는 나지완의 끝내기 솔로포. KIA가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결국 6차전까지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두 아기 호랑이들이 가장 결정적인 7차전에서 5타점을 합작하는 맹활약을 펼치며 KIA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한편 이외에도 불펜에서 활약했던 선수들도 있다. '파이어볼러' 곽정철은 정규 시즌에 필승조로 경기에 나와 KIA의 승리를 지켜냈다. 곽정철은 한국시리즈에서도 2차전과 4, 6, 7차전에 나와 5.2이닝 동안 단 1실점만 내주는 기염을 토했다. 손영민도 한국시리즈에 두 차례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기록은 좋지 못했다. 3차전 막판 차근차근 잘 추격하던 KIA였지만, 8회 말 손영민이 3실점을 기록하며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한기주와 정용운도 한국시리즈 경험이 있다. 한기주는 3차전과 7차전에 불펜 투수로 나와 2.1이닝을 책임져 1실점만 허용했고 정용운도 3차전 한 경기에 나와 2타자만 상대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정용운은 두 타자를 상대로 1볼넷과 1삼진을 기록했다.
◇ 2009 우승 주역들, 8년 만의 KS 무대에서 어떤 모습 보일까
이들 모두가 이번 한국시리즈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미지수다. 우선 양현종과 안치홍, 나지완은 무난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갈 전망이다. 올 시즌 토종 투수로는 22년 만에 '20승'을 기록한 양현종은 3.4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국내 최고 좌완투수의 클래스를 증명했다. 1차전 선발로 양현종과 함께 '20승 듀오'를 이룬 헥터가 유력한 가운데 양현종은 2차전 선발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주전 2루수 안치홍은 정규시즌 0.316의 타율로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홈런도 21개를 때려내며 개인 최다 홈런 기록(2014년 18개)도 갈아치웠다. 후반기에 타격 부문에서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9월 이후 다시 3할대의 타율을 기록하며 알짜배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두산을 상대로도 타율 0.356에 홈런 3개를 기록하며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나지완도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커리어하이의 모습을 보였다. 타율은 0.301로 평범했지만 자신의 최다 출장(137경기), 최다 안타(138개), 최다 홈런(27개) 기록을 새로 갈아치우며 어느 때보다 상승세에 있는 나지완이다. 나지완도 후반기에 좋지 못했다. 특히 타점 부문에서 전반기(63점)의 절반에 못 미치는 타점(31점)을 기록하며 부진에 빠졌다. 두산과의 맞대결에서도 0.298의 타율로 평범한 활약을 펼쳤으나 홈런은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한편 불펜 중에서는 정용운이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초반 불펜으로 시작한 정용운은 6월 깜짝 선발로 나와 승승장구했으나 이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다시 불펜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정용운은 불펜에서는 극강의 모습을 뽐냈다. 14경기에 구원투수로 나온 정용운은 17.1이닝 동안 단 1실점만을 허용했다. 그것도 홈런으로 허용한 실점으로 정용운은 불펜에서 10피안타 1홈런 5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외의 2009년 우승 주역들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볼 가능성은 극히 낮다. 곽정철은 2012년 오른쪽 팔꿈치 수술 이후 재활로 4년 이란 긴 공백을 가졌고, 2016년에야 복귀했으나 몇 경기를 제외하고는 인상 깊은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다. 올 시즌에는 단 한 경기에도 올라오지 못했다.
한기주도 2009년부터 하락세를 보이다 반복되는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한기주 역시 올 시즌에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개인사로 물의를 빚었다가 임의 탈퇴됐던 손영민도 올 시즌에 돌아왔지만 13.1이닝 동안 16실점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불펜이 중요한 단기전에 손영민을 엔트리에 집어넣을지는 미지수다.
20대 초반이었던 선수들이 이젠 20대 후반과 30대 선수들이 되어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에 도전하게 됐다. 8년 만의 무대에서 만난 그들은 이번에는 어떤 활약을 펼칠까.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는 2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막을 올린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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