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18 희생자 신원·사인 가리려 '시신에 페인트칠'

이지은 2017. 10. 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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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암매장 의혹' 옛 광주교도소 현장조사

[앵커]

5·18 희생자와 관련된 단독보도를 시작하겠습니다. 그 전에 오늘(18일)부터 5·18재단이 당시 행방 불명자들의 암매장지로 추정되는 옛 광주교도소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첫날 조사 결과 암매장 현장을 목격한 제보자가 제시한 약도와 증언이 기존의 암매장 추정 장소와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직 찾지 못한 시신을 추가로 발굴할 가능성에 더 기대를 걸어볼 수 있게 됐고 37년 만에 희생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커진 겁니다. 5·18 당시 신군부는 광주교도소에서 시민 27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이 중 일부 시신만 수습됐고, 이 때문에 신군부가 시신 일부를 암매장했다는 주장은 지난 37년간 계속됐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내용이 있습니다. 당시 희생자의 신원이 드러나는 걸 막기 위해 시신에 페인트칠이 돼 있었다는 문건과 증언을 JTBC가 확보했습니다. 이 문건을 보면, 폭도를 '진압'했다는 신군부의 주장과 달리, 사실상 '학살'에 가까운 만행을 저지른 게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1985년 6월 2일 작성된 '5.18 사망자 검시 결과 검토 의견'이라는 문건입니다.

당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국회 보고를 앞두고 신군부가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검시한 사망자는 총 165명인데 일부 시신에 페인트 칠을 해 신원 파악을 곤란케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시신의 모습이나 사인이 알려질 경우, 잔혹한 참상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이를 감추려고 한 게 아니냔 분석입니다.

특히 신원 파악을 힘들게 한 점에 비춰, 당시 희생자가 군 발표보다 더 있었을 가능성도 나옵니다.

피해자들의 증언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홍금숙/5·18민주화운동 피해자 : 우리 엄마가 나 죽은 줄 알고 찾으러 다녔는데, 누가 산에 시체가 있다고 해서 갔더니 파란 페인트로 알아보지도 못하게 얼굴에 칠해놨더래요, 시체에다가.]

문건에는 또 시신 형태도 비교적 상세히 적혀있습니다.

총알 8발이 관통했고, 19세 여성이 칼에 찔린 후 총알 2발을 더 맞았다는 등의 내용입니다.

사인의 경우, "머리뼈 함몰 후 총상, 후면의 총상" 등으로 봐서 공수부대의 방어 살인이 아니라 고의적 악질적 의도를 나타낸다"는 의견도 달렸습니다.

그런데 이 문건의 첫 머리에는 국회 자료 제출에 문제점이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5·18 당시 참상이 적나라하게 적혀 있어, 공개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었고, 결국 이 문건은 국회에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영상편집 : 김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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